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10층 롯데시네마에서 2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센텀시티 스파랜드 등 인기, 수영복 등 매출 제자리 걸음
- 제습기·레인부츠 판매 급증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았지만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멋진 휴가를 기대했던 직장인들과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영화관 실내온천 등은 방문 고객이 크게 늘고 있으며, 유통가에서도 제습제품과 레인부츠 등 장마철 주력 아이템들이 다시 인기를 끄는 등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바다 대신 영화관·아이스링크에 인파

직장인 최모(42) 씨는 아이들의 방학과 성수기에 맞춰 휴가를 잡았지만 제대로 된 바캉스를 즐기지 못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나흘은 비가 오고, 이틀은 흐린 날이 이어져 사실상 햇빛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중학생 딸(13)과 초등학생 아들(11)이 휴가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대로 놀아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주말께 워터파크나 가야겠다"고 말했다.

2일 오전 롯데시네마 부산점을 찾은 박모(45) 씨는 몰려든 영화 관람객 때문에 깜짝 놀랬다. 평소 한산하던 영화관이 아이들이 몰리면서 수십 명의 대기자가 줄을 서는 등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가족과 나들이 겸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지 몰랐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CGV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CGV센텀시티점 관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전주 대비 전체 관람객은 20%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관람한 가족 단위 고객은 전주 대비 3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실내온천과 아이스링크 이용자들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기간 신세계 센텀시티 스파랜드 이용 고객은 1만3000명, 아이스링크는 5000명으로 전주 대비 각각 30%가량 늘었다.

■여름용품보다 제습용품, 레인부츠 인기

궂은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을 대표하는 여름용품 판매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실내용품인 제습기와 레인부츠는 다시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제습기와 레인부츠 매출이 전주에 비해 각각 73.1%, 126.6%가량 신장했다. 물놀이용품은 매년 50% 이상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놀이용품을 아직 장만하지 못한 이들이 있어 일부 판매되기는 했지만 우기에 주로 사용되는 레인부츠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장마 관련 용품 매출이 전주 대비 46% 상승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이 기간 수영복 매출은 전주 대비 5.2% 증가한 반면 레인부츠 매출은 121%가량 늘었다.

한편 신세계 센텀시티는 7월 들어 매출이 20%가량 늘었다. 일반적으로 바캉스 기간에 백화점 매출이 감소하는 것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고객들 가운데 해운대해수욕장을 이용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이 많았다"며 "궂은 날씨 탓에 고객의 방문이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