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효과 우려 참여에 조심
우리금융지주 입찰에 참여한 사모투자전문회사(PEF·사모펀드) 3곳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라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들 두 은행의 경남은행 인수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인수에 뛰어든 MBK·티스톤·보고펀드 등 사모펀드 3곳은 부산·대구은행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재무적 투자자는 기업이나 사업에 자금이 필요할 경우 기업의 경영·사업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사모펀드 측의 제안은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은행을 참여시켜 자금 동원력을 높이고 건전한 이미지로 심사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과 산업자본, 금융지주사 등이 모두 우리금융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지방은행과 외국계 자본이 최후의 보루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 참여 제안을 3곳에서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참여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측이 요구하는 참여금액은 최소 2500억 원에서 최대 5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측도 "모두에게서 제안을 받았지만 단기 투자 이익 극대화를 위한 고배당 정책 등 사모펀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며 "국민주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라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부산·대구은행이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은행에 대한 미련 탓에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참여한 사모펀드 중 한 곳이 우리금융 인수에 성공한다면 향후 지방은행을 분리 매각할 때 우선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다음 달 17일 예비입찰 마감을 앞둔 우리금융 매각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