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유사들을 겨냥해 할인가격 환원을 이유로 한 휘발유 소비자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임 차관은 이날 과천 청사에서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내 기름값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환율, 정유사·주유소 마진 등을 감안해 기름값할인 전과 비교시 현재시점에서 과연 기름값을 올릴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극히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제 휘발유가와 환율 하에서 할인을 시행하기 이전인 1~3월간의 정유사와 주유소 마진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7월 2주 추정 소비자 가격은 ℓ당 1천880원이나, 14일 현재 실제 가격은 1천933원으로 크게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할인가격 환원을 이유로 한 소비자가격 인상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강도 높은 톤으로 비판했다.

정유업계에는 "업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고려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유통과정에서 가격결정구조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정유사 가격환원 등을 틈타 담합 등 불공정행위와 유통질서 저해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식 물가고(高)와 관련해서는 모범업소에 대핸 행정·세제상 혜택 등 인센티브제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소규모 음식점보다는 대형 외식업체나 프랜차이즈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어려움 속에도 가격을 안정시킨 외식업체를 모범업소로 지정, 종량제 봉투를 무료 제공하고 해당업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가격안정 모범업소에 대해서는 행정·세제 상으로 우대조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외식품목 물가 조사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임 차관은 "삼겹살, 설렁탕 등 6개 외식품목에 대해 이달 안에 서울 등 7대 광역시 500개 대형업소를 중심으로 가격조사를 실시하고, 8월부터는 대상업소를 2천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모범업소는 `착한 가게' 표찰을 부착하고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도하게 가격을 올린 업체를 신고하고 가격안정 업소를 추천하는 신고센터를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전국에 설치할 것"이라며 "외식업소 가격변동을 소비자가 감시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여름철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선 "1년 전 가격과 비교시 가격변동폭이큰 상추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여름철은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 등 변수가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준다"며 "신속한 피해복구와 생육촉진 기술지도 등을 통해 피해확산을 막고, 기상관측을 월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품목별 전담자를 지정해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