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가 교통 문제이다. 국제신문DB

"일요일인 지난 5일 오후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파라다이스호텔까지 2㎞를 차로 가는 데 1시간 걸렸다. 원래 5분 거리다."

동아대 정희준(생활체육학과) 교수가 최근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해운대가 죽는다'는 글의 일부다. 실제로 해변로(수영교~해운대해수욕장)의 주요 시간대 통행속도는 시속 5∼11㎞에 불과하다. 피서철이면 더욱 가중되는 해운대 '교통 정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되기도 했다.

현재 해운대 마린·센텀시티 주변에서 건축(계획) 중인 주거시설은 ▷두산위브더제니스 1788가구 ▷해운대 아이파크 1631가구 ▷해운대 AID아파트 2369가구 ▷우동 GS자이 아파트 1058가구 ▷솔로몬타워(108층) 오피스텔 포함 550여 가구 ▷해운대관광리조트(108층) 894가구를 합쳐 8100여 가구에 달한다.

특히 100층 이상의 초고층인 솔로몬타워와 해운대관광리조트는 하루 유동인구만 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정체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마린·센텀시티는 주거시설은 물론 백화점·대형마트에다 벡스코·부산시립미술관 등으로 휴일에는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여기다 '영화의 전당(두레라움)'이 오는 9월 완공되고 동부산관광단지(연간 관광객 1056만 명)가 2015년 문을 열면 도로 용량이 교통량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우회도로인 해운대신시가지 우회도로(장산로)는 하루 평균 통행량이 8만 대를 넘어 연말이면 도로 용량 대비 교통량이 20% 이상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도로 시설은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관광리조트의 경우 지금의 2차로를 빼고는 도로 확장 계획이 없다. 부산외곽순환도로 역시 2015년 완공이 불투명하다. 부산시는 민자를 유치해 제2 장산로(수영3호교~충렬로~부산·울산고속도로)를 건설할 예정이지만 "도심 간선도로마저 통행료를 내고 다녀야 하느냐"는 시민적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미포교차로 입체화나 모노레일·광안대교 접속도로 건설도 중장기 대책이어서 해운대 교통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부산 중앙동의 경우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열면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개발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큰 해운대는 개별 건축물 단위가 아니라 전체적인 교통 수요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