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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본 한국경제] 디자인 앞세운 가발업체, 아프리카서 선전

장발 원하는 현지 여성에 인기

6·25 후 축적된 국내기술 탁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3-10 20:12:3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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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발업체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 세운 '린다'에서 현지인들이 가발을 만들고 있다. 머리카락을 기를 수 없는 아프리카 여성에게 가발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가발은 우리 경제성장의 씨앗이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일어서기 위해 수출했던 가장 '원초적' 제품이 가발이었기 때문이다. 먹을 게 없던 시절 우리의 여성들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다. 그렇게 번 돈이 신발, 섬유, 고무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밑거름이 되었고 중화학 공업으로, 다시 IT(정보기술)산업으로 진화해 갔다. 그런 면에서 우리 경제성장의 첫 출발은 신체의 일부인 머리카락, 가발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발이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발 공장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 설비와 기술, 디자인 감각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1980년부터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주변 8개 국가에서 1만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가발업체 '린다(Linda)'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단순 곱슬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안으로 돌돌 말려 있어 심할 경우에는 피부 속으로 파고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머리카락을 기를 수가 없다. 자연히 짧게 자르다 보니 우아해 보이지 않는다. 빈부에 관계없이 아름다워 보이려는 것이 여성의 심리인 법. 아프리카 여성들은 영화 속의 여배우처럼 긴 머리칼을 갖고 싶어 한다. 회사는 이 심리를 파고든 것이다.

최근 세계경제 위기에도 이 회사의 매출은 전혀 줄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아프리카 여성에게 가발은 '생필품'이 되다시피했기 때문이다. 다른 소비는 줄여도 가발 구매는 줄일 수 없는 신체 일부가 된 것이다. 이 회사는 가발을 통해 아름다움을 소비하게 했다. 그리고 가발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경쟁 또한 치열하다. 기존 레바논 업체도 있고, 최근에는 중국 업체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설비와 기술은 한국 업체의 턱밑에까지 근접하고 있지만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고 한다. '디자인 감각'이 그것이다.

그들이 우리의 디자인 감각을 따라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의 가발 기술과 디자인 감각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의 눈물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이성권 코트라 상임감사 lsks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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