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제수용품인 명태 공급량이 부족하면서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명태 공급 전망도 불투명해 명태 가격 강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부산 원양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냉동명태 21.5㎏ 한 상자당 도매 가격은 5만∼6만 원으로, 지난해 4만5000원∼4만8000원보다 10∼33% 올랐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도 지난해보다 30%가량 상승했다. 냉동명태 가격이 오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명태 수입량은 17만1000t으로, 지난해 22만 t보다 22% 줄었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태 크기인 5∼9통(길이 40~50㎝)은 지난해 원양어선 척당 전체 물량의 50∼60%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대로 감소했다.

명태 판로의 다변화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관련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강원도의 명태 가공업이 4∼5년 전 쇠퇴하면서 명태 가격이 상자당 2만∼3만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판로가 재래시장과 일반 식당, 대형마트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더 문제는 물량 공급이 끊어진 상태여서 가격 강세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러 합작선을 포함해 국내 원양어선 27척 중 러시아 베링해에서 조업을 끝낸 어선들은 대부분 입항해 휴식기에 들어갔고, 최근 오호츠크해에서 조업에 착수한 6척의 물량은 4월 중순께 반입이 시작된다. 만일 이때에도 5∼9통 사이즈의 물량 반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명태 가격은 더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명태 생산량이 많이 준 데다 품질이 좋은 냉동 명태에 대한 시중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가격 상승세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5일 부산 중구 중앙동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부산지원에서 명태 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명태 수급 및 명태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는 등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