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과 합쳐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본지 23일자 1, 3면 보도)하면서 부산지역 수산업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과 부산항발전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23일 긴급 규탄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혁신도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부산시민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혁신도시의 원활한 추진을 약속한 이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다음주 중 청와대와 국회, 농수산부를 방문해 검역·검사기관 통합의 부당성을 알리는 상경 투쟁에 나선다.

지역 수산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본원은 인원이 50여 명에 불과하지만 검사 장비가 우수하고 각종 정보가 집적되기 때문에 당연히 동삼혁신도시로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경대 장영수(해양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수산물 검사는 선도와 가공 후 변형 여부를 주로 검사하는 등 다른 2개 검역기관과 업무 영역이 상이한 데도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현장 중심이 아닌 행정 중심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수산물품질검사원 이전 문제가 계기로 혁신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위원회 김영욱(부산진4) 의원은 "내년 1월 초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전국의 혁신도시가 흔들리고 있다"며 "광역단체장협의회 차원에서 혁신도시 원안 추진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