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9일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지역사회 최대 요구현안 외면
- 민심 청취도 않고 봉하·평산行
- 시당조차 투자공사 등만 호소
- 金 “국힘 만날 것” 협치 여지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대표가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 장소로 부산을 택하며 대대적인 구애에 나섰지만 정작 지역의 최대 현안인 ‘금융당국과 산은 등 금융기관 부산 이전’에 침묵해 지역 민심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부산 울산 경남(PK) 지역의 ‘반(反) 김민석’ 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 첫 행선지로 부산을 찾았음(국제신문 19일 자 1면 보도)에도 알맹이 없는 ‘수사’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19일 부산시당에서 제2차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해양 수도 부산의 성공에 운명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라며 부산의 상징성을 치켜세웠다. 특히 최고위 직전 가졌던 전재수 부산시장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당은 전 시장의 요청사항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가장 고대했던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발언은 김 대표의 입에서 끝내 나오지 않았다. 현재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신임 대표가 산은법 등 개정에 대한 전향적인 결단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김 대표가 취임 첫 지역 최고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열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2028 세계 해양총회 성공 지원 특위 구성’과 ‘청년 문화제 지원’ 등만을 제시했을 뿐, 금융당국과 얽힌 민감한 산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시당조차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홍배 부산시당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 돔 아레나 건설,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지역의 최우선 요구 사항인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요구도 덧붙이지 않았다. 과거 산은 이전을 반대했던 입장에서 찬성으로 선회한 박 위원장인 만큼, 당 지도부를 향해 쐐기를 박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현장 최고위에는 부산 지역위원장들이 총출동해 민심을 전달할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지도부는 지역위원장들의 발언 시간을 따로 갖지 않은 채 회의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다음 일정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방문을 위해 황급히 자리를 떴다. PK 지지율 반등을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 행보라기보다는, 차기 일정을 위한 ‘기착지’로 부산을 소비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 대표가 부산 현안 해결을 위해 협치의 여지를 남긴 점은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시정의 성공이 시민의 성공이기 때문에 부산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및 구청장들과 전면적인 대화를 하겠다”며 조만간 별도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18석 중 17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부산의 특수한 정치 지형을 고려해 대야 소통을 통한 우회로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을 설득해 산은 이전과 부산발전특별법 통과를 성사시키겠다는 약속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 발전을 부산 국회의원들과 논의하겠다니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민심에 응답할 수 있는 자리여야만 할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김 대표의 입장을 다시 묻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