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 이재용 회장(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TK 국힘 반발에도 PK는 침묵
- 정동만 “부산 의원 29일 회견”
- 동남권 피지컬 AI 로드맵 부재
- 與 전재수·김상욱 정치력 시험대
이른바 ‘삼전닉스’의 호남권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발표가 임박하면서 유력한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소외된 부산 울산 경남(PK)지역 정치권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9일로 예정된 대기업의 투자 발표에서 부울경이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소외된다면 PK 주류 정치세력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대규모 지역 투자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앞두고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단독 면담을 하고 지역 투자 현안을 최종 조율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2의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공식화했다. 그는 ‘동남권 소외 ’지적에 대해선 “동남권은 제조업이 대부분 모여 있어서 피지컬 AI는 동남권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다독였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거론하지 않았다.
반도체 산업 호남 몰아주기가 가시화하자 야당은 국가 핵심 전략산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지방선거 후 민심 이반 조짐이 보이는 ‘텃밭’ 호남 민심을 얻고자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튼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당심’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내놓는다.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한 대구 경북(TK)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산업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반면 지역 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당내 상황 등으로 무기력에 빠진 국민의힘 PK 의원들은 강 건너 불을 보듯 구경만 하면서 ‘골목대장’ 수준의 정치력만 보이는 모양새다. 정동만(부산 기장) 부산시당위원장은 기장군수를 민주당에 내준데다, 시당위원장 임기도 얼마남지 않아 대형 현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당내 협의를 통해 부산은 29일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남과 충청만 퍼주면 영남은 뭐가 남나. 부산에 해수부만 주면 다 인가”라고 반문하며 “영남은 반도체의 핵심인 전력에너지가 풍부하다. 오히려 반도체 설비투자 최적지는 원전이 있는 영남”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PK는 타 권역에 비해 전력은 물론, 우수 인재 확보에도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남권의 ‘반도체 대전환’ 합류는 중앙정부 및 청와대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의 역량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당선인은 해양수도 부산완성을 통해 서울·수도권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일극 체제 타파를 강조해 왔다.
전 당선인은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시작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비롯해 HMM 등 해운기업까지 부산을 중심으로 PK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특히 동남권은 풍부한 전력과 다양한 제조산업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기존 울산시 AI수도추진본부를 AX추진본부로 산업 전환을 위한 전면적인 로드맵 마련에 집중한다. 김 당선인은 최근 “울산이 해야 할 일은 AI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에 적용하는 산업 AX를 선도하는 것”이라며 “기능별 SLM(소형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피지컬 AI와 결합해 산업 현장에서 실증하는 것이 울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동남권 피지컬 AI 거점’ 구상은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구체적인 기업 투자 계획과 직결돼야만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