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의 후속 과제로 추진해온 주택 공급 방안을 이미 마련해 두고도 발표 시점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연말 발표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정책 타이밍을 둘러싼 부담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과 정부가 면밀하게 협의해 예정한 대로 추가 공급대책을 준비해 놓고 있다”면서도 “발표 시점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민감한 사안”이라며 “오는 31일을 기준으로 반드시 발표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그 전후 시점에서 상황을 판단해 발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당초 연말로 거론됐던 공급대책 발표가 내년 초로 넘어갈 수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다소 늦출 생각도 있다”고 밝혀, 당정이 발표 시기를 놓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시장 불안과 총선을 앞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정부·여당이 정책 내용보다 ‘언제 발표하느냐’를 놓고 더 신중해진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급대책이 장기간 미뤄질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 현안관련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