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을 언급하며 속도감 있는 경제제재 등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에는 형벌 조항이 너무 많다”며 “(이 같은 형법 위주의 처벌은) 기업의 사장이나 이익을 보는 사람이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실무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이 많다. 그마저도 수사와 재판에 5~6년씩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처벌은 아무런 제재 효과가 없다. 이번에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도 규정을 어기지 않나”며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쿠팡을 겨냥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 위법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는 “포괄임금제가 노동자 착취 수단이 되고 있다”며 제도 보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노동자들이 포괄임금제를 악용한 착취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요건을 강화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되, 착취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공직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인사”라면서 “인사 문제가 있다면 익명으로 텔레그램 문자라도 보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재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데이터처와 그 산하기관을 시작으로, 19부·5처·18청·7위원회를 포함한 228개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세종과 서울, 부산 등에서 업무보고를 받는다. 외교·안보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전 과정이 생중계된다. 부처별 업무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은 역대 정부 처음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을 국민과 나누고, 정책 이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재수 해수부 장관의 사퇴로 연말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수부 개청식과 업무보고 역시 불투명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 부처 장관도 없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행사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초 해수부 부산 이전을 축하하며 이 대통령의 부산 해양수도 건설과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강력히 천명할 ‘잔치’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 못한 돌발 악재로 차질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