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저질 현수막’ 개선을 주문하면서 여당이 정당 현수막 규제 입법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수막 등에 인권 침해 내용이 포함될 경우 시장 등이 옥외광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길바닥에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도 정당이 게시한 것이어서 철거를 못 한다”며 법 개정을 언급한 지 하루만이다. 이 대통령은 “제가 민주당 대표일 때 만든 법”이라고 하면서도 “정당이라고 해서 지정된 곳이 아닌 아무 곳에나 현수막을 달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옛날대로 돌아가는 방안을 정당과 협의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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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과 시내 거리에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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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에 상정된 법안은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광고내용이 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시장 등이 옥외광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고, 심의 결과 정해진 기준을 위반해 금지광고물을 제작·표시한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현수막이 허위사실로 특정인 또는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한 경우 철거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신정훈 의원) ▷직전 대통령선거 또는 국회의원선거에서 1%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한해 정당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채현일 의원)등이 발의돼 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야당일 땐 실컷 활용해 놓고 상황이 역전되니 규제하려 한다”“대통령실 김현지 제1부속실장 관련 의혹을 제기한 현수막들 때문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내색이다. 국민의힘 이충형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현수막 난립은 민주당이 만든 것”이라며 “자신들이 만들어놓고는 불리한 현수막들이 걸리자 이제와서 없애겠다는 건 또 다른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김현지 실장을 지키려는 이재명 정부는 표현의 자유까지 탄압하는 독재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는 정당 활동 자유 보장을 취지로 2022년 옥외광고물법 규제 대상에서 정당 현수막을 제외하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정당 현수막이 난립하게 됐다. 이어 2023년 법을 재개정해 정당이 걸 수 있는 현수막을 읍·면·동별 2개로 제한했지만 내용 관련 규제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