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거론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가운데 최선희 외무상은 러시아로 출국하면서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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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그들(북한)이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그는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를 만나는 데에) 100%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보유국’ 발언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29~30일)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성사하기 위한 고도로 계산된 유인책이란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비핵화 포기’를 북미대화의 조건으로 거론한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부분 호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직전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벨라루스 순방을 발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연달아 방문하려면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핵심 수행원인 최 외무상이 자리를 비우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 외무상의 출국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답을 보낸 것이란 평가와 함께 회담 전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