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오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리는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 출석 요구에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저로서는 출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28일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불출석 의견서를 지난 26일 법사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선고한 판결과 관련한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사법의 독립을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재판에 관한 국정조사의 한계를 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및 국회법 등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대법관들과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역시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앞서 지난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신분인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소수 의견을 낸 오경미, 이흥구 대법관도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오 대법관은 자필 의견서에서 “판결에 이르게 된 경위나 심증의 형성 과정에 대해 대외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한 재판 사항에 관한 것인 만큼 적절하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이 대법관도 “계속 중인 재판의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 부장판사는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므로 헌법 103조, 법원조직법 65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고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