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를 논의한 바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야권에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경질을 촉구하는 등 ‘속기록 삭제 사건’의 파장이 커진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7일 당 정책위가 주최한 정부조직법 개정 관련 토론회에서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은 대통령의 뜻으로 기록되는 대통령기록물로, 이를 고의로 삭제·수정한 것은 은폐 시도이자 국민과 언론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대통령의 뜻과 다르게 강 대변인이 발언했다면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훈(부산 북을)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이 보장하는 대법원장 임기를 스스로 단축하고 물러나라고 하는 뜻은 헌법 질서, 특히나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위배한다”며 “그 발언에 책임을 지고 강 대변인은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이날 대통령실의 배포문 수정 시도를 “진실을 지우려 한 조작”이라며 “이 대통령은 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NS를 통해 “기록은 민주주의 블랙박스”라면서 “기록을 건드리는 순간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지기에 국가의 기록을  권력 입맛대로 수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강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개연성과 이유를 좀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는 점에서는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자 재차 브리핑을 열어 “(그 표현은) 삼권분립과 선출권력 존중감에 원칙적 공감을 표현한 것”이라면서 “이 사안(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오독이고 오보”라고 주장했다. 이후 속기록에 ‘공감’ 발언 부분은 삭제해서 공지했고, 기자들의 반발이 있자 대변인실은 50여 분 뒤 이를 다시 포함해 속기록을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