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타운홀미팅 때마다 야당 소속 시도지사의 발언 기회를 차단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인다. 다만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지역 주민이 직접 소통하는 자리로, 국민 목소리를 우선 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강원 타운홀미팅에서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의 발언 요청을 두 차례나 제지했다. 김 지사가 손을 들어 발언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지사님은 좀 참으시죠. 도민들 얘기 듣는 시간인데”라고 했다. 이후 한 참석자의 질문에 또 김 지사가 “간단히 말씀 드리겠다”고 했지만 이 대통령은 “제가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볼게요. 이게 이러면 (안된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말미에 “대통령실로 따로 문서 보내주시면 제가 한번 보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7월 부산 타운홀미팅 때도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고, 같은달 열린 충청 타운홀미팅 때는 대전충남충북 시도지사는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야당 소속 지자체들의 발언을 차별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며 관권선거 논란을 자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타운홀 미팅의 본래 취지는 국민,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함께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이를 권력자의 독백 무대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야당 지자체장들을 병풍 세우고 면박 주면서 발언기회까지 차단해 관권선거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도민들과 대화하는 자리인 만큼 주민들께 발언 기회를 돌려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지사를 비롯한 지자체장들은 언제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 직접 미팅을 하고 의견을 들으시면 된다”면서 “이 자리에서 발언권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일종의 프레임까지 덧보태는 것은 본래 취지와 매우 어긋난다”고 말했다. “지자체장 초청은 사실 필수 조건도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삼척 도서관 건립을 요청한 질문에 사회자가 해당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불러세워 이 대통령과 장시간 문답을 주고받으면서도 도지사에는 단 한마디도 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선 내년 지방선거 강원지사 출마군으로 분류되는 우상호 정무수석의 이름이 여러차례 거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