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우위 정치지형 파장 촉각
- 지역 여권 일각 “호흡조절 필요”
- “보수 도장깨기 선봉장” 시각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8·15 광복절 특별 사면 이후 정치할동에 나선 가운데 주말 부산 경남을 찾으면서 범여권의 속내가 복잡한 모양새다. 조 전 대표의 공격적인 정치행보가 국민의힘 우위의 정치지형을 공고하게 할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대중 인지도가 높은 조 전 대표를 중심으로 대야 투쟁력이 결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8일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부산시당은 21일 복당이 최종 확정된 조 전 대표가 오는 24, 25일 고향인 부산과 경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이날 당 혁신정책연구원장에 지명됐다. 지난해 12월 12일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아 당원 자격을 잃은 지 252일 만의 복당이다.

조 전 대표는 24일 지난해 창당을 선언했던 부산민주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경남 양산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25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8일 “어떤 경우든 내년 6월에 국민에 의한 선택을 구하겠다”며 지방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역 여권은 이 같은 조 전 대표의 행보가 보수 우위 정치 지형인 부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한다. 일부는 ‘조국 리스크’를 우려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유력 인사는 “부담을 갖고 했던 사면이었는데 역시나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조 전 대표가 충분히 자숙 기간을 가지면 좋을 텐데 사면 되자마자 너무 ‘광폭 행보’를 보인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인사 역시 “(조 전 대표가) 억울한 것은 잘 알지만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국민 감정이지 않느냐”며 “내년 지선은 중도층의 마음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달렸는데 공정성과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중도층에게 이탈할 명분을 주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많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60%대를 유지하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8·15 사면 이후 50%대로 하락했다. 또한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지역에서는 조 전 대표 사면 찬성이 40%로 전국 평균(43%)보다 낮았다. 반대는 51%로 전국 평균(48%)보다 높아 부정적인 기류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범여권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정치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인사 가운데 조 전 대표 만큼의 대중성을 갖춘 이도 찾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공격적 행보로 ‘보수 도장깨기’를 할 인물은 조국이 유일하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어 “만약 ‘팬덤’을 가진 조 전 대표가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따른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