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시절 정기룡 경제특보
- 오거돈 때 박태수 수석 ‘막강’
- 박형준 사단 성희엽 전진영 등

- 일부 ‘늘공’과 충돌…옥고도
- 이헌승 등 3명 국회의원 배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9일 미래혁신부시장에 성희엽 전 정책수석보좌관을 임명하는 등 대대적인 정무라인 개편(국제신문 10일 자 5면 보도)에 나서면서 역대 부산시장의 정무직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대부분은 시장의 정책·정무 분야를 보좌하는 역할에 집중했지만 일부 인사는 주요 정책 집행 결정은 물론 인사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늘공(늘 공무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시 정무직을 거쳐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인물은 현재까지 3명이다.

초대 민선 1기 문정수 전 시장 때는 비서실 중심이던 시 정무직은 민선 2기 안상영 전 시장 때 박상헌 전 정책특별보좌관의 등장과 함께 이른바 ‘정무라인’의 틀을 갖췄다. 혜광고와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그는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후 허남식 전 시장이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자 정무직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고 재임 10년 동안 이른바 ‘특보’ 시대가 열렸다. 당시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었던 신임 성희엽 부시장, 경제노동특별보좌관이었던 현기환 전 국회의원, 최장수(9년) 특보로 유명한 이동열 전 정책특별보좌관이 대표적이다. 현 전 의원은 시 정무직 중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무수석보좌관까지 역임했지만 엘시티 게이트 등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부산시 서울본부의 전신인 부산시 서울사무소도 최재영 전 보좌관을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4선의 국민의힘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국회의원도 허 전 시장의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맡았다.

서병수 오거돈 전 시장 때는 각각 정기룡 전 경제특별보좌관과 박태수 전 정책수석보좌관이 정무라인의 정점이었다. 관료 출신(허남식)에서 정치인(서병수) 시장이 등장할 때와 보수 정당에서 더불어민주당(오거돈)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때였던 만큼 정무직 인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막강했다. 주요 정책의 결정권과 인사권까지 사실상 정무직이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늘공’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마찰이 불거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김태효(해운대3) 시의회 의원도 서 전 시장 때 대외협력담당관으로 일했다. 정기룡 전 특보는 엘시티 게이트에 연루돼 수감됐고, 박태수 전 수석은 공공기관장 사표 종용 혐의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박형준 시장 때의 1기 정무라인은 국민의힘 이성권(사하갑) 국회의원과 박경은 전 국무총리 정무실장, 전진영 정무기획보좌관이었다. 박형준 사단의 ‘맏형’인 성희엽 부시장은 2022년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도 1년이 지나서야 정책수석을 맡아 주요 인사들에 비해 늦게 시에 합류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시장이 정무직 인사들을 통해 시정 기조를 다잡으면서 경직된 공직사회의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는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전례를 볼 때 시장이 정무직에 지나치게 의존해 그들의 힘이 커지면 반드시 인사와 정책 개입 논란이 뒤따른다. 그렇게 되면 ‘늘공’ 사회는 등을 돌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