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끼고 있는 부산 동·영도·남구는 국민의힘 소속 현역 단체장에 맞서 2018년 지방선거 때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구청장들이 리턴 매치에 나설 준비를 한다.
다만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교체된 동구와 영도구에서는 구청장들이 각각 사법리스크와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인 터라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동구
# 野 김진홍 현 구청장 재판 속 강철호 시의원 도전장…與 최형욱 전 구청장 재등판론
- 김 구청장 2심 당선무효형 ‘위태’
- 곽규택 지지 강 시의원 출마의사
김진홍(68) 구청장은 새마을금고 전무이사, 구의회를 거쳐 7, 8대 부산시의회에 입성한 뒤 2022년 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시 치열한 경쟁 끝에 공천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 시기 당원협의회 위원장이던 안병길 전 국회의원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지난해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선고돼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 구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미신고 계좌에서 3000여 만 원을 송금해 선거비용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김 구청장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는 부산시의회 강철호(62·동1) 의원이다. 중견기업가인 강 의원은 2014년 무소속으로 시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김 구청장에 밀렸다. 2022년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의회에 입성해 후반기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곽규택(서동) 국회의원이 예비후보 시절일 때부터 그를 가장 먼저 지지한 인사 중 한 명으로, 차기 구청장 선거에 강한 도전 의사를 내비친다. 곽규택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 기조 등을 묻자 “아직은 지방선거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김 구청장 거취를 포함해 확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에서는 서동 지역위원장인 최형욱(68) 전 구청장의 재등판이 점쳐진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보좌관 출신인 그는 2006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시의회에 입성해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구청장에 당선됐다. 최 전 구청장은 “현재로선 좋은 후보가 있는지 우선 살펴보는 단계”라고 말했지만 지역에서 최 전 구청장 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인사를 찾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전평이다. 이 밖에 김종우 전 동구청장 비서실장도 후보군에 거론된다. 그는 최 전 구청장이 재직하던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 영도구
# 野 김기재 현 구청장 vs 안성민 시의회 의장 빅매치 예고…與 김철훈 전 구청장 등 물망
- 김 구청장 작년 뺨 사건 등 논란
- 안 의장 24년 도전의 결실 촉각
국민의힘 공천장을 놓고 재선에 도전하는 김기재(68) 구청장과 영도정가의 ‘풍운아’에서 부산시의회 수장으로 돌아온 안성민(63·영도1) 의원 간의 대격돌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업인인 김 구청장은 영도구체육회 부회장 출신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에 입성했다. 2023년 송년회 자리에서 구의회 의장과 언쟁을 벌이다 뺨을 때린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김비오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김비오 파이팅”을 외쳐 다시 한번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안 의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일찌감치 조승환(중영도) 국회의원의 지지를 선언한 이후 조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4선으로 시의회 최다선인 그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9대 전·후반기 의장직을 모두 지내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한껏 키웠다. 특히 안 의장이 구청장 도전 24년 만에 꿈을 이룰지 지역정가의 관심을 모은다. 안 의장은 2002년 구청장 선거에서 불과 10여 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후 시의회 3선을 거쳤지만 2018년 바른미래당 후보로 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3위로 낙선했다. 조승환 국회의원은 “주민과 잘 소통하고, 일 잘하는 인물로 가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철훈(66) 전 구청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제주도 출신으로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낸 그는 1998년 부산환경운동연합 녹색 후보로 구의회에 입성한 뒤 3선을 지냈다. 2014년 구청장에 도전했으나 낙마하고 4년 뒤 당선됐다. 연임에 도전한 2022년 선거에서 46.30%를 얻어 김기재 구청장(53.69%)에게 7.39%포인트 차로 졌다. 당시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 중에는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구의회 3선을 거친 박성윤(68) 전 시의회 의원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박영미 중·영도 지역위원장은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 남구
# 野 오은택 현 구청장 독주체제 견고…與 박재범 전 구청장과 재격돌 가능성
- 국힘 도전의사 밝힌 시의원 없어
- 민주선 반선호 시의원도 후보군
국민의힘에서는 오은택(55) 구청장이 현재 독주 체제를 구축한 모양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부산지역 당협위원장이 다수 교체됐지만 이곳에서는 박수영 국회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오 구청장은 구의회와 시의회를 거친 풀뿌리 정치인이자 일꾼의 면모를 내세워 재선 도전에 나선다. 오 구청장과 당협 간 관계도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에 지역구를 둔 4명의 시의회 의원들도 구청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는 분위기다.
오 구청장은 지난 선거에서는 4인 경선을 뚫고 힘겹게 공천장을 받았다. 당시 갑, 을 당원협의회 간 신경전 등으로 경선 결과 발표가 두 차례나 연기되는 파행을 거듭했다. 당시 을 당협위원장은 현 더불어민주당 이언주(경기 용인정) 의원이었다. 그동안 남구는 갑과 을로 국회의원 선거구가 나눠져 있었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통합됐다. 통합 선거구로는 첫 지방선거가 내년에 열리는 것이다. 박수영 국회의원은 “오 구청장이 구정을 잘 이끌고 있어 다른 후보는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 구청장과 3년 전 맞붙었던 박재범(59) 전 구청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 남구 지역위원장인 박 전 구청장은 2014년 구의회 의원을 지내고 2018년 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2022년 구청장 선거에서 42.07%를 얻어 57.92%를 얻은 오 구청장에게 15.85%포인트 차로 졌다. 지난해 총선에서 남갑 선거구에 공천을 받았으나 갑, 을 선거구가 통합되자 박재호 전 국회의원 지지를 선언한 뒤 불출마했다. 박 전 구청장은 “당내 안팎의 목소리를 잘 듣고 선당후사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반선호(41·비례) 시의회 의원도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박재호 전 의원의 보좌진 출신이자 최측근인 그는 구의회 의원을 거쳐 3년 전 비례 2번으로 9대 시의회에 들어와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