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몫 방송통신위원을 추천해달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가운데 여권의 이 위원장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2일 YTN 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검찰총장이 그만두듯 그만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방송 장악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진숙 위원장도 국민에게 심판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이 계속 새 정부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를 노출시키고 있다. 극우 아스팔트 세력들의 호응을 받기 위한 태도를 보이려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며 “계속 갈등구조를 만들어 마치 탄압받는 코스프레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속겠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이날 SNS에 “심우정 총장이 물러났다. 늦었다”며 “염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이진숙 위원장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민 의원은 “주권자 시민이 파산선고를 내렸는데 잔당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사욕일 뿐”이라며 “내란수괴가 임명한 내란정부의 임기 있는 공직자는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김태규 부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방통위는 공식적으로 이진숙 위원장 1인 체제로 전체회의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몫 방통위원 1명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2인 체제 하에서 1대 1 구조로 나뉘었을 때 아무런 의결을 못하는 사태에 대안이 있느냐”고 질문으로 거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들을 향해 선출권력을 존중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를 두고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과 마찰을 빚은 이 위원장 등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