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을 중심으로 마주한 부산 연제구와 동래구는 역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화약고’로 불렸던 곳이다. 보수세가 강한 만큼 국민의힘 공천 경쟁이 치열했고, 탈락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위원장 교체가 상대적으로 잦았고, 이는 지방선거 공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 연제구
# 국힘 현 구청장 주석수 vs 안재권…돌아온 김희정 의중에 촉각
- 국힘 김형철 시의원도 후보 물망
- 민주 이성문 前 구청장 행보 관심
- 진보당 노정현 시당위원장 거론
국민의힘 김희정 국회의원이 8년 만에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한 연제구는 이미 지방선거 모드가 가동됐다. 재선에 도전하는 주석수(63) 구청장에 맞서 안재권(65·연제1) 시의회 의원이 도전장을 사실상 던진 분위기다.
연제구의회 의장을 지낸 주 구청장은 이주환 전 국회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지만 정치 입문 초반부터 김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되는 등 양측과 모두 인연이 있다. 반면 안 의원은 김 의원과 정치적 동지를 자임한다. 지난해 총선에서 김 의원이 예비후보일 때 지지선언을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 경쟁에 나섰던 그는 이 전 의원이 주 구청장의 단수 공천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광역의원 선거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3인 경선을 거쳐 후보로 선출된 안 의원은 9대 시의회 전반기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김형철(44·연제2) 시의회 의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후보군으로 꼽힌다. 부산시당 청년위원장 출신인 그는 구의회 의원을 지낸 뒤 3년 전 시의회에 입성했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김형철 의원은 9대 시의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의정활동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서 기초단체장 후보 기준을 정할 것이고 부산시당도 부산 상황에 맞는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우선은 중앙당과 시당의 공천 기준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연제구는 박대해 전 국회의원이 민선 초대부터 내리 3선 구청장을, 이어 이위준 전 구청장도 3선 연임을 했던 곳이다. 이런 가운데 김희정 의원은 정치적 라이벌이자 숙적인 이주환 전 의원과 지난 10년간 공천 경쟁을 벌였다. 김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나 18대에서 낙선했다. 19대 때 재선에 성공한 뒤 20대 총선에 나섰는데 이 전 의원과 경선에서 접전 끝에 본선에 진출했지만 떨어졌다. 21대, 22대 총선에서도 이들은 공천장을 놓고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후보군 형성이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이성문(51) 전 구청장이 진보당 노정현(47) 부산시당위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밀리면서 지역위원회 자체가 무기력증에 휩싸였다. 지역위원장도 오랫동안 공석이었다. 현재 이 전 구청장의 도전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사단법인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장을 지낸 이정식(60) 현 지역위원장이 구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위원장은 “현재 연제구에 도움이 될 만한 인재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진보당 노 위원장도 구청장 후보로 꼽힌다.
◇ 동래구
# 野 현 구청장 장준용에 전·현 시의원 도전…與 후보는 많지만…
- 초대 구청장 빼고 모두 단명 그쳐
- 국힘 박중묵·이진수·권오성 물망
- 민주선 박성현·도용회 등 후보군
동래구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서지영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일찌감치 지방선거 공천 구도가 지역정가에서 회자됐던 곳이다. 특히 동래구는 초대를 제외하고 구청장이 모두 ‘단명’에 그쳤는데, 대부분이 당협위원장 교체에 따른 여파였다.
기업가이자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총재 출신인 장준용(59) 구청장에 맞서 전·현직 부산시의회 의원들이 도전이 예상된다. 장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당협위원장이던 국민의힘 김희곤 전 의원의 ‘의지’ 아래 구청장 후보로 공천됐다. 이에 반발해 권오성(64) 전 시의회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최근 복당해 장 구청장과의 내부 경쟁을 예고했다. 권 전 의원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보좌진으로 정치에 입문해 구의회와 시의회에서 각각 재선을 역임했다. 3선인 박중묵(54) 시의회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는 이진복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장 구청장과 박 의원은 김희곤 전 국회의원과 가깝다는 평가가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이진수(55) 전 시의회 의원도 구청장 후보다. 특히 그는 지난해 총선 공천 경쟁에서 서지영 국회의원을 예비후보 시절부터 가장 먼저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재선을 지낸 이 전 의원은 복지·환경 분야에 오랫동안 활동한 정책통이기도 하다.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동래구에서 두 번의 경선을 진행했다. 서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최종 경선에서 맞붙어 서 의원이 공천장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 인사들의 물밑 신경전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 의원이 정통 당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물 검증에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외부 인사를 포함해 지방선거에 대비할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최소한 전당대회가 끝나면 모를까, 지금 우리가 지방선거를 운운하고 고민할 때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당을 위한 기여도와 충성도를 중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래구는 마지막 관선이자 초대 민선 단체장을 지낸 이규상 전 구청장(민선 1, 2기) 이후 이진복 최찬기 조길우 전광우 김우룡 전 구청장까지 모두 한 차례 구정을 이끄는 데 그쳤다. 이진복 전 구청장은 3선 국회의원까지 지냈고, 조길우 전 구청장은 시의회 5선의 의장 출신이다. 김우룡 전 구청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의힘(전신 포함) 소속이었다.
민주당에서는 박성현(58) 지역위원장과 도용회(54) 전 시의회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 위원장은 21대, 22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43.21%를 득표해 서지영 의원(54.26%)에게 11.05%포인트 차이로 졌다. 박 위원장은 친명(친이재명)계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의 부산 상임대표이기도 하다. 도 전 의원은 8대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회의장실 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한다. 이밖에 김우룡 전 동래구청장, 탁영일 구의회 의장, 주순희 전 구의회 의장, 하성기 전 구의회 의원 등도 민주당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박성현 위원장은 “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주민과 소통을 이어온 인재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