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학 박사인 조 의원은 이날 토론회 직후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항만은 보안 시설이라는 미명 아래 시민에게 바다 접근성을 차단한다”며 “이는 부산의 경제성장과는 달리 시민 삶의 질 측면에서는 큰 아쉬움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구역까지 과도하게 보안구역으로 묶을 필요 없다”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구역은 시민친화형 친수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네덜란드 로테르담이 1980년대 폐쇄된 동부항을 예술·문화·상업 복합공간으로 탈바꿈된 것을 언급하면서 “기존 항만 시설을 보존하며 공공 공간으로 바꾼 ‘도시재생’ 모델로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인천항 컨테이너 부두 일부가 ‘복합 해양문화단지’로 도시재생되면서 동시에 스마트 보안 기술을 적용해 시민에게 개방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라고 조 의원은 부연했다.

이에 따라 조 의원은 ‘국가 항만·안전 관리 법률’ 개정을 통해 해안을 보안구역과 친수공간으로 단순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안전 관리’와 ‘시민 향유’의 개념으로 패러다임 자체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시민 안전과 항만시설의 보안을 우선하되 항만 이용 목적(물류·선박체류 등)에 따라 출입 제한 등급을 세분화하고, 항만시설 안전 기준과 시민출입 매뉴얼을 마련해 여름철 물놀이·축제 등 이벤트에도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의원은 “보안구역 해제는 단순히 출입 통제만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새로운 기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보안구역 해제에 따른 공간 활성화 방안도 3단계로 제시했다. 우선 ▷축제·문화 행사, 야간 경관 조명 이벤트를 통해 해안 개방 분위기 조성 ▷상설 해양·문화 공간, 해양박물관, 체험형 교육·관광거점으로 확장 ▷자전거 도로, 보행 트레일, 해안 산책로 등과 연결해 시민의 일상적 접근이 가능한 공공 공간으로 조성 등이다. 이와 함께 그는 민관협력 운영과 예산 확보 방안, 안전 모니터링 등 열린 해안을 위한 ‘관리 로드맵’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해외 모델과 국내 사례를 벤치마킹해 부산 해안의 보안 영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관리 매뉴얼을 체계화한 뒤 시민에게 개방하면 부산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도시로 인식될 것”이라며 “열린 해안은 향후 부산으로의 인구유입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