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21대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언제나 그랬듯 새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비수도권 곳곳이 직면한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 정부에 바라는 부산지역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전한다.


■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 “부산 글로벌 금융중심지 도약 지원을”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을 이룰 때까지 새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경제 육성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수도권이라는 엔진은 과부하가 걸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엔진인 지역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 지역 경제의 대표주자인 부산이 해양수도로, 그리고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신속하게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 각 당에서 산업은행 본점 이전, 해양수산부 이전, HMM 본사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꼽은 이유는 관련 정부 기관이나 기업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집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수도권을 과감하게 비워낸다면 지역 경제의 회생과 함께 대한민국도 새로운 활력을 찾을 것이다.


■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 “중소기업 불합리한 규제 개선해주길”

그동안 한국 경제는 정부·국민·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이제는 저성장이 굳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환경 변화 속에서 현재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전체 기업의 99.9%, 고용의 81%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해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야 한다.

주 52시간의 경직된 운영은 제조·수출 중소기업의 납기 대응과 기술 경쟁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중대재해 처벌은 50인 미만 기업에도 대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이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유사한 장기 침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새 정부는 국가경제를 회복하고 나아가 전성기를 맞을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중소기업과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란다.


■ 정연송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 “국제적 수산 관광명소 육성 힘 써달라”

부산공동어시장은 바다와 사람을 잇는 삶의 터전이자, 국내 유통되는 고등어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수산물 유통의 심장이다. 하지만 낙후되고 열악한 시설과 유통 및 경매시스템으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유통자와 소비자가 점점 더 어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현대화사업은 수산물 유통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위생과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그간 오래 지연된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이 이제 시공사 선정에 이어 연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설비의 현대화와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 친환경 시설의 확충, 국제적 수산 관광명소로의 육성 등을 통해 대한민국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 정형열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장

- “침체된 부동산경기 활기 되찾길 희망”

현재 건설산업은 대내외 환경 악화로 큰 위기에 놓여 있다.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와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품격에 맞는 선진국형 건설을 위해 공사비 현실화도 동반돼야 한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 활성화 역시 꼭 필요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과 함께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지방 현실에 맞춰 전면 재검토해 지역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또한 처벌이 아닌 예방이 중심이 되도록 개선해 주시기 바란다. 특히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조속히 진행돼 지역업체가 참여하고 건설산업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도록 새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당부드린다.


■ 권택준 부산시상인연합회장

- “전통시장·상인 관심 어느 때보다 절실”

전통시장의 공실율이 갈수록 늘고 시장의 경제 활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의욕 역시 많이 저하돼 있다. 최근 들어 소상공인 지원은 점점 더 강화되는 데 반해 전통시장 상인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줄어들어 상인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취임과 함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실시하고 시장 및 시장 상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려 어느 때보다 침체된 나라 경제와 서민 경제를 살려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 각 정당이 다투지 않고 함께 상생하면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주시기 바란다. 또한 화합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며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정치를 기대한다. 우리 전통시장 상인들은 ‘정치다운 정치’를 통해 내일의 희망을 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 임현수 부산시의사회 공보이사

- “엉킨 의정갈등 해소 최우선 과제삼길”

새 정부가 엉켜있는 의정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해결해 주리라 기대한다. 전임 정부는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의료개혁을 밀어붙였다. 중요한 정책을 추진할 때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자세가 아닌 양쪽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니겠는가. 차기 대통령은 원점에서 의료개혁을 논의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책임자 처벌도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학생과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고, 학습권과 진료권을 망가뜨렸다. 학생과 전공의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시켜 달라. 그래야만 학교와 병원으로 이들이 돌아올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망가진 의료시스템 복구가 시급하다. 의료계 학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해법을 슬기롭게 모색해야 한다.


■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

- “지역 문화인력 양성 방안 찾아줬으면”

새 정부에서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먼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민문화권 보장과 확대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의 ‘15분 도시 사업’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중앙 정부와 지역 문화예술계를 연결할 ‘문화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한다. 단순한 행정 체계에서 벗어나,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 광역 문화재단이 파트너십을 맺고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를 마련해 지역 주도의 문화 분권을 실행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문화인력 양성 방안도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찾아야 할 것 같다. ‘지·산·학 라이즈 사업’이 진행 중이긴 하나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 특히 교육부와 문체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기에 이 부분에 관심 가져주길 당부한다.


■ 김한나 부산교사노조 위원장

- “교사도 시민… 정치참여 권리 보장돼야”

교사의 정치적 중립은 독재시대 교사들이 정치적 선전에 동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지, 개인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현재 취지는 퇴색되고, 법령의 껍데기만 남아 교사의 정치적 권리가 지나치게 제한된다. 교사는 근무시간 외 정치적 표현은 물론 정치후원금 기부, 정당 가입과 활동, 교육감 출마까지 모두 금지된다. 경험을 통해 민주시민을 양성해야 할 교사가 정작 그 경험에서 철저히 배제되다 보니 교육정책은 전문가인 교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정책은 실패하고, 교사는 소진되며, 공교육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교사도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교육 민주주의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 하덕웅 부산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

- “실효성 있는 지역청년 고용정책 펴야”

대학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어야 함에도, 많은 청년에게는 불확실성과 불안의 문턱이 된다. 지역에 남고 싶어도 일자리 부족으로 떠나야 하는 현실 속에서 청년은 여전히 ‘이탈하는 세대’로 머물고 있다. 부산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 속에서도 여전히 고향에 머물고 싶은 이가 많다. 대학 졸업이 가까워지는 시기가 오면 여지없이 다른 지역의 일자리를 알아보고, 부산에서 얼마나 먼 곳인지를 가늠해봐야 하는 게 지역 청년들의 현실이다.

지역 청년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청년 고용 정책을 펼쳐야 한다. 청년의 가능성이 수도권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 균형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