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국회를 무시하는 내란성 거부권 행사”라고 비난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짐이 곧 법’이라며 경거망동했던 윤석열의 내란 대행답다”며 “한 대행이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당시 국무조정실이 법무법인 등에 법적 검토를 의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변은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임명권까지 휘두르는 월권을 자행하면서 법적 검토도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그저 본인과 내란 세력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법도, 절차도 무시하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 놓고 뻔뻔스럽게도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국민으로부터 단 하나의 표도 받지 못한 권한대행이 대통령인 양 임명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반헌법이고 반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 대선 출마설에 대해 “대권을 노리고 출마한들 한덕수 이름 석 자에 투표할 사람은 또 얼마나 되겠나. 결국 한 대행은 처절한 모습으로 대선판에서 퇴장해 내란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신임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한 대행이 오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8번째 거부권까지 행사했다”며 “윤석열 시즌2나 다름없는 내란 대행, 경제와 국정을 망친 공동 책임자 주제에 감히 대권을 넘보다니 뻔뻔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혼란스러운 정국에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리라도 다하길 바란 국민을 조롱하는 처사”라며 “한덕수 총리는 국민의힘과 수싸움 하느라 국민의 분노는 보이지 않나, 내란 세력의 생명 연장을 노린 한 총리의 대권 행보는 명백한 관권 선거이자 제2의 내란 시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내란연장을 목표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고 준동하면서 끝까지 정치적 몽니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0여일 남은 권한대행이 다음 대통령 인사권을 가로막고 침범해서는 안 된다”며“특히 한 대행은 내란수괴 혐의 등으로 파면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만큼 그 민주정 정당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도 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 직무정지 등의 사유로 권한대행 체제가 된 경우 대통령 몫 재판관 3명을 임명·지명할 수 없고 국회가 선출한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의 재판관만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