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국회에 상법 개정안의 재의를 요구했다. 한 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행사한 7번째 거부권이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고심 끝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위촉식 및 15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야당 주도로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과 재계는 주주들의 소송 위험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어려워지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며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해왔다.
한 대행은 “해당 법률안은 일반 주주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본연의 목적을 넘어, 기업의 경영 의사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적극적 경영 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연한 결론”이라고 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상법 개정안을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시킨 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민주당과 적극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고, 해야 할 일은 하지 않는 총리 때문에 대한민국에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며 “국민의 바람과 거꾸로 가는 청개구리 총리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거부권 행사는 재벌·대기업의 기득권을 보호하려 소액주주와 국민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폭거”라며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SNS에서 “정부가 우리 자본시장을 이토록 홀대하는데, 어떤 투자자가 우리 시장에 돌아오겠나”며 “재의결 찬성표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