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권한쟁의심판 청구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27일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표결처리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발의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발의를 규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의원 170명 명의로 전격 발의했다. 한 권한대행이 국무총리로서와 권한대행으로서 모두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본다며 탄핵 사유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 거부 ▷비상계엄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체제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5가지를 꼽았다.

이에 앞서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직전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면서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 총리는)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대행임을 인정한 담화를 했다. 가장 적극적인 권한인 거부권은 행사를 해놓고 가장 형식적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권한대행을 수행할 자격도 헌법을 수호할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후 국회는 국민의힘 의원이 대부분 불참한 가운데 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마·정 후보자는 민주당이, 조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추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추천 3인, 대법원장 추천 3인은 대통령 임명이 형식적 절차”라며 “한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률, 국민적 상식에 부합되도록 지체없이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물론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들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몫인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헌법 제65조에 따라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151명)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반면 대통령 탄핵소추는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같은 기준을, 민주당은 국무총리 기준으로 한 권한대행을 탄핵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탄핵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