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열린 2일, 여야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정면 충돌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린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채상병 특검법 상정에 항의하며 규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대통령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하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던 지난해 8월 2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지 않았다고 왜 거짓말했나”라고 따졌다. 이에 신 장관은 “거짓말한 적 없다”며 “속기록을 보면 채상병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적 없다고 분명히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전임 장관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검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나”라며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요즘 우리 국회를 보면 민주 국가의 국회가 아닌 일당 독재국가의 국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수용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출신 우 의장은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 이날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채상병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여야 간 날선 신경전은 본회의 내내 이어졌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한일 관계에 대해 한덕수 총리에게 질의하던 중 “정신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사과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김 의원의 의사를 물었으나 김 의원은 사과를 거부했다. 장내 소란이 진정되지 않자 회의는 한때 중단됐다.

박성재 장관은 이날 대정문질문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기소와 수사 등에 관여한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검사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은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통령실도 민주당의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안’ 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이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할 수 있게 해달라’,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 같은 경우도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상설 특검인 공수처가 존재하는데, 그 공수처마저 믿지 못하겠으니 특검을 하게 해달라, 특검을 우리가 지정하게 해달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