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진보당 소속으로 울산 북구에 유일하게 당선된 윤종오(60·사진) 당선인은 현대자동차 생산직 노동자 출신으로 굴곡 많은 그의 정치 인생에 또 하나 이력을 추가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울산 북구에서 당선됐던 그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경제관료 출신 전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를 12%포인트 표 차이로 꺾고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 진보 성향인 노동자 표심을 오롯이 확보한 점이 이번 총선에서 윤 당선인이 승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울산 북구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제조공장이 위치해 이른바 ‘노동자의 도시’로 불린다.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영남권이면서도 공장 노동자 표심이 선거 판세를 좌우해, 선거마다 보수·진보 진영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은 국민의힘과 양자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자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역 재선 현역인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단일화 결정에 불복,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 의원은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줄곧 요구했고, 결국 윤 당선인은 선거를 불과 며칠 남기고 요구를 수용해 경선에서 승리했다.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그는 노동계 표심을 바탕으로 시의원과 구청장,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구청장 재직시 영세업자 편에 선 정치인이었다는 이미지도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좋은 기억을 남겼다. 전국 최초로 민·관 거버넌스 형식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운영하며 민관협력 모범 사례를 남겼다.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건축허가를 제한했다가, 직권남용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17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며 총선 1년 8개월 만에 의원직을 내려놓고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절치부심 끝에 그는 이번 선거에서 산업, 도로교통, 의료, 교육문화, 청년, 노동, 여성, 돌봄, 문화관광, 기후 등 10개 분야에서 80개 공약을 제시하며 재기를 노린 끝에 성공했다. 1호 공약은 산업 분야로 북구를 전기차·항공 모빌리티 미래 차 산업 특구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