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尹 마치 왕이나 된 것처럼 착각”
- 한동훈 “법카로 제사까지” 의혹 사실주장
- 지지층 결집 행보…정책·공약 경쟁 실종

제22대 총선이 다가올수록 양당의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져 원색적 비난만 남은 채 정책 선거는 실종됐다는 우려가 커진다. 양당이 진영 논리 강화로 지지도 결집을 노리면서 나온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공동선대위원장 겸 대표가 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총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대전 노은역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을 사흘 앞둔 7일 대전 유성구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왜 굳이 삼겹살을 안 먹고 삼겹살을 먹은 척 하나”라며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선거 유세 이후 식사로 소고기를 먹었으면서 SNS 게시물에 삼겹살을 먹은 것처럼 글을 올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 위원장은 “‘법카’로 엄청난 액수의 과일을 먹고 일제 샴푸를 쓰고 자기들 제사까지 법카로 시키는 것, 제가 계속 이야기하는데 (이 대표가) 저를 고소하지 않는다”고 해당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6일 경남 거제·창원 진해 유세에서는 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 막말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여성혐오정당”이라며 “쓰레기 같은 성평등 의식, 여성혐오 의식은 한 명의 불량품의 실수나 이탈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민주당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비판하던 도중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논란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 이 대표는 7일 인천 계양구 유세 현장에서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충직하지 못한 일꾼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해야 한다”며 “회초리를 들어서 안 되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을 묻지 않으면 권력자는 교만해진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파 한 단에 875원이라 해도 아무도 말하지 않고, 심지어 한 뿌리 875원이라고 말하며 비호하다 보니 마치 왕이나 신이나 된 것처럼 착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가 여성 혐오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한 네거티브전의 수위가 높아지자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시에 정책·공약 경쟁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아대 임석준(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는 다급할 때 쓰는 전략”이라며 “네거티브가 심하다는 것은 접전 양상이라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권자들이 어느 때보다 양분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은 사라지고 ‘정권 심판’과 ‘정권 수호’라는 양대 진영의 구호만 남았다”며 “투표일까지 얼마 남지 않아 지지층 확장보다는 막판 결집 효과를 노리고 네거티브를 펼치고 있어 정책 경쟁은 더욱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