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민 뜻 외면한 채 부산행 시간끌기”
- 28일 법안소위 전 여야 극적 타결 주목
- 출마 준비 민주당 인사 “부산 포기하나”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맹비난하며 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반대로 산은법의 연내 국회 통과가 불발될 경우 내년 부산 총선의 이슈로 부상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부산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왼쪽부터 안병길 이주환 전봉민 서병수 의원.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서병수 조경태 이헌승 김도읍 장제원 하태경 백종헌 안병길 박수영 김희곤 정동만 이주환 김미애 전봉민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 현역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당 주도로 개정안 처리가 보류됐다며 “사실상 (부산 이전에 대한) 반대이며 민주당이 여론 눈치를 보며 ‘시간 끌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국가균형발전 정책이고 국민의힘 역시 산은법 개정을 최우선처리법으로 지정하는 한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이런 정부 여당의 노력과 부산 울산 경남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산은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은 민주당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이날 행동에 나선 것은 사실상 민주당의 반대로 산은법 개정의 연내 처리가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가 예정된 오는 28일 전에 여야가 산은법 개정을 타결하면 상임위 전체회의, 법사위 이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된다. 올해 본회의는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8일 등 세 번이 남았다. 오는 28일 전에 여야 합의가 없으면 산은법 개정은 다음 총선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은 남은 기간 동안 여야 원내대표단과 만나 물밑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야당 원내지도부와 협상에 나서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의 만남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 간담회 등 야당 지도부를 만나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 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들과의 미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년 총선을 앞둔 부산 민주당도 산은법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산은 부산 이전이 지역에서 파급력이 큰 현안인 만큼 민주당이 반대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부산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의 한 원외 인사는 “가뜩이나 정치지형이 보수층에 유리한 부산에서 수도권 의원이나 지도부가 산은 부산 이전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선거에서 부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