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급감 현상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가 주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먹구구식 사업 계획 때문에 정작 예산을 지원받고도 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는 떡’도 제대로 받아먹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울산시와 부산 동구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기금)을 단 한 푼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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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현재 폐교 상태인 부산 동구 좌천초등학교 부지. 애초 동구는 지역소멸기금으로 이곳에 어울림파크플랫폼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도시재생 뉴딜사업 일부분과 겹치면서 기금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기금의 지자체별 집행 현황(올해 6월 말 기준)을 보면 지난해 전국 122개(광역 15개·기초 107개) 지자체에 배분된 7500억 원 규모 기금의 평균 집행률은 37.6%에 그쳤다.
울산시와 부산 동구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기금을 받은 지 10개월이 되도록 단 한푼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지난해 48억 원, 올해 64억 원을 합쳐 모두 112억 원의 기금을 받았지만 사업은 시작부터 좌초됐다. 구는 애초 좌천초 부지에 어울림파크플랫폼 사업을 계획했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사업과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지난 1월부터 좌천초 맞은편으로 부지를 변경하면서 사업 추진이 늘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금은 물론 올해 받은 기금의 집행률은 ‘0%’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예산 집행이 시작될 전망이다.
울산시도 지난해 9억 원, 올해 12억 원의 기금을 받아 발달장애인거점센터를 건립 중인데 아직까지 행정 절차만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 예산 집행이 시작될 전망이다.
기초지자체는 사업 계획을 제출해 그 평가에 따라 기금을 배분받는다. 이 때문에 집행률이 낮은 지자체는 다음 연도 사업의 기금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기금을 받고도 ‘실행 의지’를 보이는 않는 지자체에는 페널티를 주겠다는 것이다.
대다수가 사업 진행이 더딘 상황에서 문화·관광 산업·일자리 주거 교육 노인 의료 교통 등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사업에 100% 가까운 기금을 집행한 지자체도 있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광역지자체 중 부산시는 지난해 25억8400만 원을 배분받아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에 대부분(집행률 98.88%)을 집행했다. 222억5500만 원을 받은 경남도의 집행률은 91.16%였다. 경남 밀양시도 95.83%의 집행률을 보였다. 밀양시는 나노융합산단 내 수소산업육성인증센터 건립 등 지역수소산업 육성에 46억 원을 편성하는 등 전문기관에 사업을 과감하게 위탁해 신속한 집행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지방소멸대응기금
기초지자체가 인구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지원하는 정부 기금. 10년간 매년 1조 원씩 지원된다. 기초지자체는 사업 계획을 수립해 정부 평가에 따라 기금을 차등배분 받는다. 광역지자체는 인구감소 비율에 따라 기금을 받은 뒤 사업을 진행한다.
◇2022년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자체 집행률 |
지자체 |
배분액 |
집행액 |
집행률 |
부산 |
25억 8400만 원 |
25억 5500만 원 |
98.88% |
경남 |
222억 5500만 원 |
202억 8700만 원 |
91.16% |
울산 |
9억 3500만 원 |
0원 |
0.0% |
경남 밀양시 |
72억 원 |
69억 원 |
95.83% |
부산 동구 |
48억 원 |
0원 |
0.0% |
자료:행정안전부·임호선 의원실(2023년 6월30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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