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킹 공격 피해 의혹을 받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지난해 약 4만 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실이 선관위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선관위는 2022년 3만9896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선관위가 받은 사이버공격 건수는 2019년 2만27건에서 2020년 2만5187건, 2021년 3만1887건으로 계속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9759건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사이버 공격이란 PC 네트워크에서 악의적 목적을 가진 공격자가 사이버 정보를 기반으로 시스템이나 데이터 자산을 파괴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전산망이 뚫릴 경우 최악의 경우 선거 때 개표 결과가 조작되는 등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국내 선거법 위반 적발 사항 등이 외부로 불법 유출될 수도 있다.

지난해 선관위가 받은 공격을 유형별로 보면 의도적으로 정상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서비스 거부 시도’가 1만1111건에 달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이 대표적인 서비스 거부 공격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세계 사이버 전쟁과 범죄 분야 주요 지명수배자 정보. 이 명단에는 북한 해커들도 올라 있다. FBI 홈페이지 캡처

선관위는 사이버 공격 피해 내용에 대해 “해당 사항이 없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사이버 공격 시도가 일어나면 침입 탐지 및 차단 시스템 등 사이버 보안시스템이 가동돼 즉시 차단하기 때문이라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통합보안관제를 통해 사이버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사이버 공격 피해를 받고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의원은 선관위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시도 7건 중 6건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선관위는 전날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3자 합동으로 보안 컨설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선관위가 북한 해킹 공격을 당했는데도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의 점검 권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국정원이 최근 해커 추적 과정에서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메일과 악성코드가 선관위에 보내져 감염을 일으켰다고 수 차례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북한 해킹 공격으로 선거인 명부 유출, 투개표 조작, 시스템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는데도 선관위 헌법기관이라는 점만 앞세워 행안부와 국정원 보안점검 권고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북한 해킹을 당한 적 없고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