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단합” “탕평실현” 주장 맞서
- 3선 이상 중진 선출에 여론 무게
- 호남지역구 이용호 의원 유력설
- 박성중·이만희·김정재 등도 거론

설화로 ‘자진 사퇴’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의 후임에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인사 선출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의 단합을 위해 친윤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김기현 대표가 애초 약속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위해 이번에는 비윤 최고위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노동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고 궐위가 된 태 최고위원 후임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궐위로 인한 최고위원 재선출은 경선이 아닌 단수 후보로 정리한 후 전국위원회에서 찬반 표결에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 내에선 흠결이 없는 재선이나 무게감 있는 3선 이상의 중진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 태 전 최고위원이 잇단 설화와 공천 개입 녹취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영향도 있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12일 BBS라디오에서 “당을 좀 알고 조직도 알고 또 선거의 전략과 정책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사람이 들어가서 지금의 문제점을 잘 다독거리고 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면 좋은 지도부가 될 것”이라며 중진 이상 의원들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가까운 인물이 추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친윤 일색 지도부’라는 비판이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지역 안배를 생각하면 이번 최고위원은 수도권이나 호남·충청 출신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각각 울산과 대구 출신의 영남권 인사다.

현재 당내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이용호 의원이다. 친윤·비윤 색채가 옅을 뿐만 아니라 보수정당에서 찾기 힘든 호남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이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연포탕에도 적합한 인물이기도 하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합리적이고 중도 성향의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 의원은 아직 최고위 출마 결심을 굳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박성중(서울 서초을)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김정재(경북 포항북구) 의원 등도 거론된다. 원외 인사로는 3·8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의 궐위가 발생하면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새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이에 따른 선출 시한은 6월 9일로, 늦어도 6월 초에는 새 최고위원이 선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