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회의서 여소야대 구조적 한계 토로
- “거야 입법에 막혀 제도 정비 어렵기도
- 한일 새로운 미래 구축… 한미동맹 재건”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메시지는 취임 1주년 평가와 소회가 담긴 사실상 ‘대국민 담화’ 성격을 띠었다. 별도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계획을 세우지 않아 윤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통 기회였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12분에 걸친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절반은 전임 정부 비판, 절반은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에 대한 자평 등 일방통행 메시지로 채웠다.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 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거야(巨野)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다”는 문장에 집약돼 있다. 지난 1년간 국정기조 대전환을 추진했고 이를 위해서는 ‘입법 동력’이 필수적이었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번번이 좌절됐다는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상황에서 국민을 향해 여소야대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음을 토로하고,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해 좀 더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전세사기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투자 사기 ▷마약범죄 증가 모두 전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보이는 관료조직에 변화를 주문하며 ‘인사조치’까지 거론한 것은 정권 교체 후에도 공직사회가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새 정부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고 자신감을 표하며 정상외교 성과를 일일이 나열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에 이뤄지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 교류·협력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면 한일 관계가 이전에 가장 좋았던 시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취임 후 11일 만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며 작년 6월 한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유 진영과 연대 구축, 원전·반도체·공급망·방위산업 협력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년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40조 원 규모의 양해각서 26건 체결,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을 통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 안보도 탈바꿈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핵 능력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워싱턴선언’ 채택 및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