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노인 지원을 위해 3년마다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부에 노인빈곤예방위원회도 설치될 전망이다.

김도읍 의원. 국제신문DB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은 ‘노인의 빈곤 예방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일 밝혔다. OECD국가 중 한국 노인빈곤율이 만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 빈곤 개선을 위한 법제화 시도는 김 의원이 처음이다. 특히 노인빈곤율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부산으로선 노인 빈곤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국가와 지자체에 빈곤노인의 보건·문화·안전·건강 및 복지증진 등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와 정책 수립 등의 책무를 부여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3년마다 빈곤노인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하도록 했으며,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관련 정책 수립 및 관계 기관 간의 연계·조정 등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노인빈곤예방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또 국가 및 지자체는 노인빈곤예방전담기관을 설치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OECD 국가 평균 노년층 빈곤율은 약 15%이나 우리나라는 2.5배 이상인 40%에 육박하고 있다. 최소 생활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노인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 같은 현상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갈곳이 없어진 노인들이 동래구 충렬사 앞 벤치에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제신문DB.

실제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가운데 60대 이상 노인의 비율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한국사회보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가운데 60대 이상의 비율이 ▷2018년 41.37%(12만2919명)에서 ▷2019년 44.28%(14만5918명) ▷2020년 44.84%(17만4030명) ▷2021년 47.35%(19만9326명) ▷2022년 50%(21만4486명)이었다. 노인 수급권자 비율이 5년 새 10% 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별로는 ▷강원도와 ▷부산이 각각 53.79%, 53.51%로 가장 심각했고 ▷전남 52.90% ▷서울 52.01% ▷경북 51.77% ▷충남 51.63% ▷충북 49.86% ▷경기 49.49%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매우 심각하다”면서 “급격한 고령화는 국가 재정, 정책 설계와 추진, 사회적 인식과 가치 등에서 단기간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데, 그 중에서도 노인 빈곤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 대한 준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름하는 일”이라면서 “지금 노년층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비 없이 초고령사회를 맞이한다면 경제적·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조속한 법 통과 및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원호 기자 cho1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