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로 추정되는 김주애가 계속 대외에 공개되면서 후계자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후계를 위한 계획”이라고 전망한 전문가가 있는 반면 “아직 결론 내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탄도미사일 무기고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4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의 가장 총애받는 딸이 북한 차기 지도자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김주애는 최근 김 위원장과 함께 자주 대외에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은 김주애와 함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참관했다. 같은 달 화성-17형 ICBM 발사 공로자와 기념 촬영에도 나타났다. 북한은 새해 첫날부터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무기고를 시찰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김주애가 잇달아 등장한 점에 주목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뉴욕타임스에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임을 북한 주민에게 보여주기 위해 세심하게 마련된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의 전망처럼 실제 후계 구도를 밟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택할 경우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북한에서 이례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일찍 공개해 이전의 시행착오를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라는 사실은 오랜 기간 감춰져 왔는데 이런 탓에 정권을 이어받은 뒤에도 상당 기간 통치 능력에 의구심을 받아왔다. 김 위원장이 자신이 겪은 이런 회의론을 피해 갈 수 있도록 어린 나이이지만 후계자를 일찌감치 전면에 내세운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도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막내아들로 정권을 이어받았다. 김주애가 후계 구도에서 앞서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결론 내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김 위원장의 자녀 가운데 특정한 한 명을 우상화하는 작업이 시작돼야 진짜 후계자가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둘째 딸 김주애가 화성-17형 ICBM 발사 공로자와 기념 촬영에 나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