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3일 당직 사의를 표명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부당한 정치탄압으로 구속돼 있는 김용 부원장이 당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을 들어 사의를 표명했고, 당은 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변인은 정 실장에 대해선 “구속적부심을 받고 있어 그 결과를 보고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에 대해 다시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한노인회중앙회 정책협약식에서 인사말을 마치며 마이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원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속되자 당 안팎에서는 당헌 80조에 따라 당무를 정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당헌 80조는 당 사무총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치탄압으로 판단한 경우는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예외로 둘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당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명(비이재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자타공인 (이 대표의)측근들이 기소, 구속된 상태라는 건, 그 부분에 대한 본인의 의견이 무엇인지 밝힐 필요는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단호하게 맞설 건 맞서더라도 (유감 표명이나 사과) 정도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언급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적극 엄호하고 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개인적인 행위들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구체적인 해명을 한다는 게 더 이상한 모습이 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자금 수사라고 민주당이 조직적인 범죄행위를 저질렀든가 경선캠프가 동원돼 자금을 모아 썼다든가 이런 게 아니다”면서 “저희가 보기에 이 사건은 대선 경쟁자에 대한 정치 보복·탄압 수사이고, 본인들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달리 뭐라고 더 해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복당을 앞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단합, 단결해서 싸워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이든, 정진상이든, 노웅래든 가리지 말고 총력대응을 해야 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동지”라며 “같은 당이라는 건 무리 당(黨) 자이다”라며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조원호 기자 cho1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