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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대론' 앞세운 尹대통령 순방 마무리…'돌발 잡음' 진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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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5박 7일 질정의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이 엄수된 영국 런던, 제77차 유엔총회가 개최된 미국 뉴욕, 한-캐나다 정상회담 등을 위한 캐나다 토론토·오타와를 차례로 찾으면서 사실상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일정이었다.

3개국 모두 한국전쟁에 참전한 서방 진영 주요 우방국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종 강조한 ‘자유민주주의 가치외교’의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핵심 공급망 동맹을 내세운 경제 외교도 관전 포인트였다.

이 과정에서 런던 장례 일정과 맞물린 ‘조문 취소’ 논란, 뉴욕에서 진행된 한일·한미정상 환담을 둘러싼 잡음, 순방 막바지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까지 ‘뒷말’도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유독 변수가 많았던 상황에서 정상급 접촉을 최대한 늘리고 현안 해결에 공감대를 넓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야권은 ‘외교 참사’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어 당분간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 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방 3개 주요 우방국서 ‘자유 연대론’ 부각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유엔총회 연설을 꼽아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유엔 데뷔 무대이자,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를 국제사회에 알릴 최적의 이벤트라는 것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의 키워드는 ‘자유’와 ‘연대’였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국제규범과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며 연대를 강화할 때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자유’(21회)였다. 역대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대북·북핵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라고 추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각종 정상급 외교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도 별도로 면담했다.

가장 주목받았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은 30분간 약식회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영국 런던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서 한 차례, 뉴욕에서 두 차례 각각 만나 ‘짧은 환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경제외교 일정도 소화했다.

뉴욕에서는 ‘투자가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1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지원했고, 광물자원 부국인 캐나다에서는 리튬·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주력했다.

뉴욕대(NYU) 포럼에서 디지털 질서를 주도하는 구상을 담은 ‘뉴욕 구상’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들며 자유와 연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심화된 디지털 모범 국가로서, 그 성과를 세계 시민들 그리고 개도국 국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와는 경제 안보 공조를 강화했다. 윤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뒤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 기업 간 핵심 광물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캐나다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는 용인에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 투자를 결정했다”며 “글로벌 빅4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국 내 공급망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공급망 연결이 중요해지는 지금, 캐나다와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 차례 접촉을 통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언급하며 진지한 협의 의지를 밝히고, 양국 NSC(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미국 국가안보회의)를 통한 한미 통화스와프 집중 검토를 지시한 것도 경제외교 성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英 조문 논란부터 한미·한일 정상회담 ‘잡음’까지

윤 대통령이 장례식 전날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여왕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유해를 참배하려던 계획이 불발되자 ‘조문 취소’ 논란으로 번졌다.

대통령실은 “런던 도착 당일 시내 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영국 왕실 측 안내에 따라 이튿날 조문록을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준비 부실’ ‘조문 없는 조문 외교’라며 공세를 폈다.

미국 뉴욕에서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돌연 유엔 외교 일정을 축소하는 바람에 처음 기대했던 정식 한미정상회담을 열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플랜B’로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짧게 환담하는 방법을 택했으나, 그 시간이 48초가량에 그치면서 뒷말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양국 국가안보회의(NSC)가 사전에 의제를 긴밀히 협의했으며, 한미 정상이 직접 만나 이를 ‘재가’했다는 데 의의를 뒀다. 환담 시간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다.

2년 9개월여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도 30분 약식 회담으로 진행됐다.일본 측은 회담 대신 ‘간담’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를 찾아간 점이나, 회담장에 태극기 등이 준비돼 있지 않았던 점 또한 야권 공세의 타깃이 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순방 막판 핫이슈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직후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내용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미 의회를 깎아내리고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를 미 의회로, ○○○을 ‘바이든’으로 해석한 결과였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의 거대 야당을 지목한 것이며, ○○○도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에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한 뒤 원내 과반을 점한 민주당 반대로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일을 미리 우려했다는 설명이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와 외교 라인 즉각 경질을 촉구하는 등 공세를 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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