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된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여부를 놓고 병역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병무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국방부와 병무청에 따르면 BTS 멤버 중 맏이 ‘진’(30·본명 김석진)은 올 연말까지 병역이 연기된 상태로, 내년 새해가 되면 입영통보 대상이 된다. 1993년생인 슈가와 1994년생 RM, 제이홉도 곧 뒤를 잇는다. 정치권 일각에서 BTS의 병역 특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병무청은 ‘형평성’, 공정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18일 “방탄소년단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부산 포 유치활동을 위해서는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엑스포 개최도시 시장으로서 고심 끝에 대통령실에 방탄소년단의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BTS가 군대에 가야 하는지’ 국민 의견을 물어보는 여론 조사를 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BTS 같은 대중예술인은 별도 규정이 없어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 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군에 오되 연습시간을 주고 해외에서도 공연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군에 복무하는 자체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인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복무를 전제로, 국익 차원에서 공연 등을 할 경우 조치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방위에 나와 “여론조사를 빨리하자고 지시했다”고 답했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국방부가 “여론조사가 필요한지 검토하라는 지시였다. 여론조사 결과는 정책 결정에 참고만 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엇갈린다. 지난 8일 인터넷 미디어 미디어트리뷴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달 3~6일에 전국 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BTS 대체복무 전환’ 동의 여부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7.5%가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3%였다. 반면 앞서 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4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BTS가 병역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응답이 54.1%, 병역특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응답이 40.1%였다.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국방부는 “병역 이행의 형평성 공정성을 기본으로 다양한 사항을 검토한 뒤 12월 전에는 대안 및 입장을 밝힐 것”이란 입장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한덕수 국무총리가 7월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BTS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방탄소년단(BTS)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지원 하이브 CEO.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