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심’이 공천판도 흔들 가능성
- 조경태 등 ‘권성동 사퇴론’ 제기
- 박수영·안병길, 지역 중진 비판
국민의힘의 위기 상황에서 부산 울산 경남(PK) 의원들의 차기 총선을 위한 생존 경쟁이 조기에 불붙었다. 당 혼란 수습 대책으로 중진은 ‘비대위 재출범 반대, 권성동 사퇴’, 초재선은 ‘새비대위 출범 지지, 권성동 중심 수습’을 분명히 했다. 이런 차이는 차기 총선 공천권 향배에 다른 계산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주류’를 자처한 중진 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우산’을 지지한 초재선의 운명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서병수(5선·부산 부산진갑)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 하태경(3선·부산 해운대갑) 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의 입장은 확고하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윤핵관 그룹이 2선으로 물러나야 당 수습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3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번 사태를 가져오게 된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그것을 구성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안 맞는다”고 전날 새비대위를 구성키로 한 의원총회 결의를 거듭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라디오에서 “비대위 하지 말라는 법원 결정을 받고서도 비대위를 계속 추진하는 건 두 번 죽는 길이다. 우리 당이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반면, 지역 초재선들은 비대위 재출범을 결의한 전날 의원총회 직후 별도의 모임을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의 사태 수습에 재차 힘을 실었다. 특히 이들은 “일부 중진 의원이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든다”고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초선 모임에는 국민의힘 초선 63명 중 절반가량인 3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울경 초선 대부분이 참석해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영(부산 남갑) 안병길(부산 서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별도로 지역 중진들의 주장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재선 모임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재선이 ‘윤핵관 중심의 당’을 지지하는 것은 차기 당권을 윤핵관 그룹이 쥐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결국 윤핵관을 통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공천에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중진들은 윤핵관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당내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차기 총선에서 ‘윤석열 사람들’의 배치가 이뤄지면 PK중진들이 최우선 물갈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중진들로서는 이번 사태로 윤핵관 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 부울경 물갈이가 초재선과 중진 간 ‘제로섬 게임’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양측이 대립하는 이유로 꼽힌다. 초재선의 물갈이 폭이 커지면 중진의 교체 비율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중진이 대폭 물갈이 되면 초재선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