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최 지역위원장 위상 흔들
- 퇴임 앞둔 오 군수는 총선 준비

부산 기장군 정가를 삼분했던 국민의힘 정동만 국회의원과 무소속 오규석 군수, 더불어민주당 최택용 지역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이 6·1 지방선거를 계기로 크게 달라졌다. 2년 뒤 총선에서 격돌이 예상됐던 3자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초선 정동만 의원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확고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군수 선거에서 자당에서 이탈한 2명이 무소속 후보로 나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정종복 당선인이 민주당 후보에 25%포인트 차이로 압승을 거뒀고, 전체 정원 9명인 군의회에서도 6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면서 장악했다.

두 곳의 광역의원 선거구에서도 국민의힘 당선인이 큰 격차로 당선되는 등 정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첫 정치적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의원은 “당원협의회를 중심으로 모두가 하나가 돼 이룬 결과로, 보다 낮은 자세로 군민을 섬기는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택용 위원장은 지역위원회 소속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정치적 위상이 흔들린다. 부산시당이 승부처로 꼽은 기장군수 선거에서 자당 후보의 득표율이 30%를 간신히 넘겼고, 당 지지세가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한 곳이었던 정관읍에서도 자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국민의힘 당선인들에 밀리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당장 최 위원장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왔다. 군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추연길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20일 “지역위원회를 이끄는 위원장이라면 정치적 심판이 담긴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후 당원들의 평가를 거쳐 지역위원장에 재도전하는 것과 아무런 책임 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꼬집었다. 추 전 이사장은 “기회가 되면 지역위원장에 도전하겠다. 물론 총선에 도전하려고 지역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당의 지지세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주말 ‘권리당원과 깊은 대화’라는 행사를 열어 당 내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했다.

이런 가운데 오규석 군수가 오는 30일 임기를 마친 뒤 어떠한 정치 행보에 나설지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의사인 오 군수는 퇴임 직후인 다음 달부터 기장시장에 ‘오규석 한의원’을 열어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365일 연중무휴로 진료를 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 군수는 이미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 군수가 퇴임 이후 더욱 자유로운 정치활동으로 정치력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오 군수가 총선에서 정동만 의원과 격돌한다면 2018년 군수 선거에 이어 정 의원에게 연승을 거둘지, 아니면 정 의원이 오 군수에게 설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오 군수는 “원활한 군정 인수인계로, 지역 발전과 군민의 행복한 삶을 구현하는 것만 생각한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군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