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주한미군 잔류기지 이전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 부산 북항 미군 55보급창과 8부두 이전 문제도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다. 이 미군 부지는 부산엑스포유치를 위한 필수 공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집무실 옆에 들어설 예정인 주한미군 잔류기지의 이전 방침에 대해 “대통령실이 들어오기 전에 주한미군 잔류기지를 만들려다가 이전 후 이 부지를 반환하는 협의를 하고 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2020년 한미 양국은 용산 드래곤힐 호텔 일대 10만여㎡ 부지에 주한미군 잔류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맞닿은 곳에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미군 측이 반환 및 대체부지 선정에 관한 논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미 협상은 특수한 경우지만, 기왕에 이전 협상을 시작한 만큼 엑스포 부지 확보도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서는 40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만㎡ 유효면적이 필요한데 55보급창과 8부두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래전략비서관을 신설해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임명하는 등 대통령실내 부산엑스포 유치 전담팀을 두며 후속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수석비서관회의의 첫 지시사항으로 매주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사항을 보고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전략비서관은 이날 국제신문과 전화통화에서 “55보급창 이전 논의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잔류기지 이전이 55보급창 이전문제와 연계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맡고 있는 서병수(부산진갑) 의원도 “8일 김윤일 비서관과 (국회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고를 들어보고 미군 잔류기지와 함께 55보급창 동시 이전 논의를 할 수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지역구인 안병길(서동) 의원은 전략적 접근을 시사했다. 그는 “잔류기지 이전과 55보급창 이전 문제는 별개다”며 “미군기지가 전국에 많이 있는데 각 기지별로 대체부지가 결정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새정부의 체계가 잡히지 못했다. 부산시와 해수부가 먼저 이전부지부터 확정을 한 다음 추가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