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시간을 오후 4시에서 오후 6시로 늦췄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조금 전 국회의장께 본회의 2시간 연기를 요청드렸다”며 “의총에서 깊고 진지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의총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당론으로 할지 자율투표로 할지 등을 논의 중으로, 인준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는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67석의 ‘거대 야당’ 민주당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전관예우 의혹 등에 따라 한 후보자를 일찌감치 ‘부적격’이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부결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그러나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초대 총리 후보자라는 점을 고려해 인준안을 가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그러나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를 부결시킬 경우 ‘국정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당 지도부의 고민은 크다. 불과 12일 남은 6·1 지방선거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부결을 결정한다면 자칫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쳐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징계안도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발하며 국회에서 마찰을 빚은 국민의힘 김기현·배현진 의원에 대한 국회 징계를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은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당시 징계안에서 “김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며 김 의원을 30일 출석정지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폭거 그 자체”라고 반발하면서 권성동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민주당의 ‘법사위원장석 점거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또 이날 본회의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이영 의원의 사직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