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를 찾았던 통합 행보를 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묘역에서 진행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9일 윤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 여부에 대해 “(대통령은 안 가시고)정무수석이 대신 가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추도식이 당장 월요일인데 쉽지 않다. 말 그대로 일정상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지역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대신 윤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예우를 갖추고, 이진복 정무수석이 대표로 노 전 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참석 여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남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사실상 불발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노 전 대통령 추도식까지 참석해 통합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데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화상회의 참석을 앞둔 만큼 일정상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한다. 취임 첫해인 2017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모제에 참석했던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뒤 지난해까지는 추도식을 찾지 않았다.

이번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야 3당 지도부가 총집결한다.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야권이 총출동하고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재명 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봉하마을에)가야죠. 가는 김에 부울경 지역들을 방문해 (선거) 지원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