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한 가운데 임기말 공공기관장 인사권 등을 놓고 양측이 충돌하면서 긴장감이 감돈다.

청와대는 15일 윤 당선인이 전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민정수석실의 폐지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민정수석실 존폐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정부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일이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이 그동안 민정수석실이 ‘국민신상털기’ 등을 해왔다며 폐지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마치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며 청와대측이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민심 청취, 반부패정책조정, 공직감찰, 친인척관리 등 법령에서 정한 업무와 소임에 충실해 왔다는 점을 다시 밝혀드린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 우려를 두고 인사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힌 것을 놓고도 이견이 표출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같은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5월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이고, 임기 내 주어진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인사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6일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사면 건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도 이 관계자는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못박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선 후 첫 회동을 한다. 둘의 대면은 윤 당선인이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 만이다. 사진은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