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의 부산 울산 경남(PK) 현역 국회의원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도전과 불출마 등으로 입장을 정하면서 당내 경쟁 구도가 잡히고 있다.

유력한 경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13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갈 생각이 없다. 출마를 하려는 인사들에게도 이런 입장을 이미 전했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은 대선에서 표출된 부산 울산 경남의 민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지, 개인의 입장에서 어떤 행보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울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경남 민심이 원하는 후보를 도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는 “혼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윤석열 당선인과의 협의 속에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단 김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들의 ‘김태호 잡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현역들의 경쟁 구도는 동부 경남의 윤영석(3선·양산갑), 중부 경남의 박완수(재선·창원의창) 윤한홍(재선·창원마산회원) 의원의 3파전이다. 서부경남을 대표하는 김태호 의원의 지원을 받으면 경선에서 유리한 국면에 설 수 있다. 윤영석 의원은 대선 경선 때 경남 현역 중 유일하게 김 의원을 도우면서 신뢰를 쌓았다. 박완수 윤한홍 의원도 김 의원과 친분이 깊다. 원외에서는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김재경 전 의원 등이 경남도지사 도전을 준비중이다.

울산에서는 초선인 서범수(울산 울주) 의원이 14일 현역중 처음으로 울산시장 출마 선언을 한다. 서 의원은 “울산에도 젊은 정치의 바람, 변화의 바람에 대한 요구가 크다. 누가 울산 발전을 위한 적임자인지 울산시민에게 판단을 받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박맹우 전 울산시장,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도 출마할 계획이다. 울산 시장 선거는 김기현 원내대표의 입장이 경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정가의 구심점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원하면 울산 현역의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동생인 서 의원이 울산시장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부산의 서병수(5선·부산 부산진갑) 의원은 “여러차례 입장을 밝힌대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병수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정하면서 ‘서병수 사람들’이 서범수 의원의 울산시장 만들기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 이헌승(3선·부산진을) 김도읍(3선·북강서을) 의원 등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재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 의원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