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사전투표 첫째 날에 이어 둘째 날인 5일에도 부산 지역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어서며 투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20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동래구 온천2동 사전투표소에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정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부산지역 사전투표율은 16.51%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첫날 기준 최고치다. 종전 역대 기록인 21대 총선 투표율 11.3%보다 5.21%포인트나 높다. 다음 날인 5일 역시 투표 열기는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19.96%다. 전국 평균(21.64%) 보다는 다소 낮지만 같은 시각 기준으로 21대 총선(13.13%)과 19대 대선(11.58%)보다 각각 높다. 오후 1시30분 기준 사전투표율은 24.81%로 19대 대선 최종 사전투표율(23.19%)를 넘어섰고 21대 총선 최종 사전투표율(25.52%)에 근접했다.

실제로 이날은 휴일인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투표소가 붐볐다. 부산진구 부전1동(주민센터), 동래구 온천2동(온천새마을금고) 내 사전투표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투표소는 이른 아침부터 방문이 이어지더니 오전 9~10시를 지나면서 발걸음이 끊이지 않더니 곧이어 긴 대기 줄이 생겨났다. 온천2동 새마을금고 투표소는 오후가 되자 40명이 넘는 대기 행렬이 생겼다.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있어 투표장을 찾는 인원은 많았지만 투표장까지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표소는 건물 4층에 있어 노약자나 임산부는 물론 많은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 했지만 최대 2대 밖에 없는 데다 크기도 작았다. 긴 대기시간, 엘리베이터 이용을 두고 일부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 박모 씨는 “전날 사전투표를 위해 가장 가까운 이곳 투표소를 방문 했지만 줄이 너무 길어 돌아갔다가 오늘 다시 왔는데 여전히 길다”며 “최근 지역 주민이 크게 늘었는데 인근에 사전투표소가 많이 없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감염을 우려해 대선 당일인 오는 9일 투표장 찾기를 꺼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4월에 열린 21대 총선 역시 코로나19가 확산 중이긴 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확진자가 소수였다. 부산진구 주민 이모 씨는 이날 수영구 광안4동 투표소를 찾아 관외자 투표를 했다. 이 씨는 “원래도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서 투표할 수 있어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꼭 사전투표를 하고 싶었다”며 “보통 관내자 대기 줄보다 관외자 줄이 짧아 인근을 방문한 김에 이곳에서 투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층 결집을 또 다른 원인으로 꼽는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당은 첫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 대해 서로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온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은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사전투표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들은 외출이 허용되는 오후 5시부터 자택에서 나와 오후 6시까지 투표장에 도착한 뒤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다. 확진자와 격리자가 오후에 투표소를 찾는다는 소식에 일부 시민들은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전포1동을 찾은 한 주민은 “일반 투표가 끝난 뒤가 아니라 겹치는 시간에 확진자 투표가 이뤄진다는 소식에 걱정이 돼 낮에 찾았다”고 말했다.

부산은 연일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씩 나오는 상황이어서 방역당국도 긴장한 분위기다. 부산시는 이날 각 구·군에 안내문을 보내 “투표시설 방역 관리와 투표사무 종사원의 위생관리에 특별히 유의하라”며 “일반 선거인과 동선이 겹칠 수 있는 오후 5시부터 6시까지는 방역관리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