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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부산 MZ세대 속마음 <4> 조사·취재 주역들 좌담

“정치 무관심? 청년의 삶 꿰뚫지 못한 탓… 소통의 場 열어야”

  • 정리=조봉권 bgjoe@kookje.co.kr, 배지열 기자
  •  |   입력 : 2022-02-22 20:03:3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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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은 지난 14일부터 기획연재 ‘대선, 부산 MZ 세대 속마음’을 보도했다. 이 기획 연재는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와 부산 지역 4개 대학(한국해양대·부산가톨릭대·부경대·동아대) 학보사가 실무를 맡아 진행한 ‘2020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부산지역 대학생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조사를 통해 대학생 775명의 ‘속마음’을 생생히 접할 수 있었다. 조사·취재의 주역들을 초대해 좌담을 열었다. ▷어떻게 조사·취재했는지 ▷현장에서 느낀 대학생들의 표심·관심은 어땠는지 들었다.
지난 17일 국제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대선, 부산 MZ 세대 속마음’ 취재팀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촬영을 위해 잠시 자리 간격을 좁혔다. 왼쪽부터 배지열 기자, 문영은(부경대) 박서현(동아대) 안수민(부산가톨릭대) 학보 편집국장, 조봉권 기획에디터 겸 기획탐사부장, 부산대언넷 박주현 최희수 위원장, 장영경(한국해양대) 학보 편집국장.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좌담 참석인

박주현 대학언론인네트워크(부산대언넷) 부산지역위원장, 최희수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 집행위원장, 문영은 부경대신문 편집국장, 박서현 동아대학보 편집국장, 안수민 부산가톨릭대학교신문 편집국장, 장영경 한국해양대신문 편집국장


# 설문조사 방식은

- 4개 대학 학보사서 온라인 설문
- 12곳 대학 재학생 775명 응답

# 청년들이 생각하는 정치

- 취업난 등이 정치 멀어지게 해
- 지켜지지 않는 공약에도 신물
- 신념과 가치관은 뚜렷한 세대

# 주거·젠더 이슈 이유는

- 평생 집 못 사겠다는 생각 들어
- 이대남-이대녀 가르는 정치권
- 갈등 조장 아닌 해결책 제시를

# 제안하고 싶은 정책 공약

- 지역대 위기 대책 공론화해야
- 지역 청년만을 위한 정책 필요


■ 어떻게 조사·취재했나

▷박주현 부산대언넷 위원장=‘인식조사’에는 4개 대학 학보사가 동참했다. 각 학보사에 설문조사 답변서를 50개 이상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온라인 설문 형식을 취했더니, 4개 학보가 속한 대학 말고 다른 대학 재학생도 참여해 모두 12개 대학교 재학생이 동참했다. 예상보다 많은 775명이 응답했다.

▷문영은 부경대신문 편집국장=우리는 총학생회에 연락해 학과별 단톡방에 링크를 전파하도록 유도하고. 자체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참여를 독려했다.

▷박서현 동아대학보 편집국장=처음엔 ‘에브리타임’(매우 많은 대학생이 활용하는 대학 전용 커뮤니티 앱)을 통해 설문조사 링크를 많이 홍보했다. 동아대 학생들이 정치·시사 이슈에 관심이 높은 경향이 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니 반응이 뜨거웠다. 이어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에게 연락해 국제신문과 협업 취재하고 동아대학보에 실릴 조사임을 설명했다. 상당히 많은, 250명의 답변이 들어왔다.

▷장영경 한국해양대신문 편집국장=단과대 회장들에게 설문조사 링크 공유와 학과 단톡방 공지를 요청했다. 물론 에브리타임에도 올렸다. 단과대를 통한 설문조사 방식이 가장 효과가 컸다.

▷안수민 부산가톨릭대학교신문 편집국장=총학과 학과 단톡방에 공유하고 요청했다. 학생들이 잘 안 볼 것으로 봤는데 추가 인터뷰에 응한 한 학생이 “나는 설문지를 보자마자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해 인상 깊었다.

▷최희수 부산대언넷 집행위원장=1차로 모은 답변을 바탕으로 정책·공약을 보는 관점이 뚜렷한 분을 전화로 추가 인터뷰했다.

■ 관심과 표심, 어떻게 느꼈나

▷박주현=20대 대학생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언론이 드러내는 대로 따라간다는 선입견은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다. 이들은 그간 ‘정치 효능감’을 못 느낀 것이다. 공언했던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청년층의 주관과 상상력을 충족하는 후보·정치인은 드문 현실 탓도 크다. 내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후보를 못 만난 거다. 그런 의견을 표출할 장을 펼칠 필요가 크다고 생각했다.

▷문영은=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관심 갖기 어려운 현실인 점을 인정한다. 취업 준비·스펙 쌓기도 바쁘고 정치의 연결성이 약하다. 국회에 청년 정치인 수는 극히 적다. 그런 탓에 청년정책은 피상적이며 청년은 대상화된다.

▷박서현= 많은 취준생·졸업생이 똑같은 말을 한다. 이번 대선, 뽑을 사람 없다. 뉴스 틀면 싸우기만 하니 꼴 보기 싫다. 관심이 없어진다. 이들은 2017년 ‘장미 대선’ 때 선거권을 가졌다. 당시는 토론회도 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이번엔 관심이 떨어지고 유권자로서 지쳐가는 듯했다. 도덕성·젠더 갈등으로 후보를 보는 시선을 많이 느꼈다. 반면, 비수도권·부산에 사는 청년으로서 지역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봐서 희망을 가졌다.

▷문영은=후보들 이미지가 우리 2030세대가 ‘소비’하기 좋은 코드라고 느꼈고, 이게 과연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재미있게 놀듯이 후보를 보는 경향이 있었다.

▷장영경=자기 가치관을 가진 청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심층 인터뷰 때 들어 보니 뉴스·유튜브를 보며 나름대로 좋은 정치를 고민하더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걸 이해는 하지만, 10년 걸릴 걸 5년 안에 하겠다 해놓고 정권 바뀌면 엎어버리니 그걸 고칠 정치가 필요하다는 인터뷰 답변이 인상 깊었다. 너무 네 편 내 편 갈라 싸우는 정치를 그는 비판했다.

▷안수민=무관심한 사람이 많기는 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70% 이상이었지만, 속에는 자기 주관이 있고 정치에 관심 있다고 느꼈다.

▷최희수=무관심하기보다 어떻게 정치 신념 또는 관점을 표현할지 몰라서 침묵한 게 아닐까. 섣불리 표현했다가 하이에나한테 뜯어 먹히는 신세가 되니 침묵을 택한 게 아닐까. 4050은 민주화운동을 겪으며 정치 신념을 표현하는 훈련을 받았고, 2030은 그런 루트를 아직 못 찾은 게 아닐까. 이번 취재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게 가브리엘 타르드의 ‘공중’ 개념을 생각했다. 대중을 공중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을 위해 소통하는 언론 매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선, 부산 MZ 세대 속마음’ 기사가 실린 국제신문을 펼쳐 든 부산대언넷의 대학생 언론인들.
■ ‘주거·젠더’는 왜 뜨거웠을까

▷박주현=나부터 자취생으로, 월세 부담이 크다. 대학 기숙사는 충분치 않다. 동시에 부동산 문제가 정부 부정 평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대는 ‘평생 일해도 집은 못 사겠구나’ 하고 느낀다. 현재와 미래 삶이 통째로 걸린 문제다. 젠더 문제는 어려운데, 젊은 남성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관련해 역차별 감정에 빠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여성 차별을 해오지 않은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왜 우리가 역차별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단 군대 문제가 가장 크다. 정치권 책임도 있고 극단 주장을 하는 쪽이 과다하게 대표성을 갖는 왜곡 현상도 있는 듯하다.

▷문영은= 나도 자취했는데, 부산시의 자취 지원비 사업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청년이 잘 모른다. 나도 자취생활 끝나고서야 알았다. 주거·부동산 문제는 비중이 크다. 젠더 관련해서는 조심스럽다. 그런 의도가 아닌데 서로 자기들이 생각하는 쪽으로 오해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젠더라는 게 활발하게 논의돼야 하는데 지금은 이슈를 꺼내면 싸움밖에 안 되니.

▷박서현=청년이 주거 문제에 관심 가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 때문이다. 구인 사이트 보면 부산에 일자리가 없다.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지금 내가 가진 보증금·월세로는 수도권에 못 간다. 젠더 문제의 경우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누가 이걸 문제 삼느냐’ ‘왜 그렇게 말하느냐’ 그런 구도가 보인다. 과도기 단계로 생각한다. 남녀가 서로 싸울 게 아니라 모두 함께 싸우는 인권 문제가 돼야 한다.

▷안수민=자취방 알아보는 여성에 물어 보니 굉장히 고민이 많더라. 실존이 걸린 삶의 기초 영역이니 당연하다. 젠더 문제는 가부장적 관행과 생각을 바꾸는 문화적 접근도 필요하다.

▷최희수=에브리타임 등 온라인 게시판만 봐도 젠더 갈등이 크다. 정말로 진흙탕 싸움이 된다. 누구도 해결하려 들지는 않는다. 대통령선거도 비슷하다. 현재의 갈등 너머를 보고 의지를 갖고 해결책을 시도해야 한다. 지금 대선 공약 보면 오히려 불을 지피는 양상이다.

■ 정책·공약 제안한다면?

▷박주현=이번 대선에서 진짜 아쉬운 게 지역 소멸까지 거론되는 현실에서 대학 문제가 실종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분노를 느낀다.

▷문영은=청년이 원하는 각양각색 요구가 있겠지만 전체 담론 형성은 부족하다. 청년기구 등과 정치인의 만남이 꾸준히 있으면 한다. 청년 정치가의 숫자도 늘어야 한다.

▷박서현=지역 일자리 문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걸 지방분권으로 풀어야 한다.

▷장영경=명백한 위기와 치열한 경쟁 속에 대학도 효율이 높은 영역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면 다양성이 점점 사라질 것 같다. 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식·사유·담론이 숨 쉬는 대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수민=기본부터 바로잡아야 하는데 수도권 집중이 너무 심하다. 시장에 맡겨 놓는 건 공동체가 망하는 길이 될 것이다.

▷최희수=관점을 바꿔야 한다. 지역 공약 안에 청년이 없고, 청년 공약 안에 지역이 없다. ‘지역 청년’ 공약이 없다. 심층 인터뷰 때 김옥천 학우가 ‘청년을 하나의 덩어리로 뭉뚱그린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청년은 다양하다.

▷박서현=언론·정치권은 ‘대학생=청년’으로 인식하고 발언하는데 그렇지 않다. ‘청년 파편화(세분화)’가 필요하다.

※ 부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국제신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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