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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부산 MZ세대 속마음 <3> 주관식 ‘당신의 대선공약은?’

실패해도 또 기회 주는 사회 원해… 좌·우 프레임은 안 먹혀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배지열 기자
  •  |   입력 : 2022-02-20 19:55:4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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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대선후보라면? 가정에
- 공시에 젊은이 몰린 대한민국
- ‘도전을 두려워 않게 할 정책’
- ‘지방서 일할 수 있는 환경’ 등
- 더 나은 사회 위한 공약 제안

- 일자리, 주거·교육비 지원 등
- 청년·대학 관련 답변 특히 많아
- 균형발전·지역 관련 응답선
- ‘부산청년’ 위기의식 느껴져

국제신문은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부산대언넷)와 함께 지난달 28일~지난 4일 부산 지역 12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부산지역 대학생 인식조사’를 했다. 그 결과 부산의 12개 대학 재학생 775명의 답변서를 받아, 이를 분석하면서 부산 MZ 세대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부산대언넷과 국제신문 기획탐사부는 이 조사의 문항을 설계할 때 ‘주관식 문항’도 다양한 형태로 넣고자 신경 썼다. 응답자의 속마음을 ‘육성 그대로’ 들어볼 수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조사는 온라인 설문 양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응답자는 주관식 문항에 대해 사실상 분량에 제한 없이 자기 의견을 글로 표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의견을 더 들어보고자 전화 연결을 했을 때조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서 카톡으로 보내드리면 안 될까요”라고 되물어 올 만큼 ‘문자’로 의사를 표현하는 데 익숙했다.
부산 부경대 일대 풍경. 경성대 동명대 부경대 부산예술대가 붙어 있는 부산 남구는 대표적인 대학가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학가를 누비는 MZ 세대의 표심은 과연? 이원준 기자
■당신이 대선 후보라면

“당신이 대통령 후보라면 어떤 공약을 내세우겠습니까?”

이번 인식 조사에 넣은 주요한 주관식 문항 가운데 하나다. 이는 우리가 제시한 설문이 응답자의 생각을 원활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때에 대비한 예비형 문항의 성격도 있었지만, ‘MZ 세대인 대학생이 올해 대통령선거를 어떻게 인식하며 무엇을 바라는지’ 거침없이 묻고자 하는 의도도 담았다. 전체 응답자 775명 가운데 이 주관식 문항(‘당신이 대통령 후보라면…)에 대해 159명이 ‘잘 모름 / 무응답’이라고 반응했다.

616명은 어떤 형태로든 자기 의사를 글로 직접 표현했다. 그 답변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부산 지역 대학생들의 ‘대선 생각’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이것이 이 기사의 출발이다.

먼저, 775개 답변을 8개 구간으로 나눴다. 1~100번 문항이 1구간, 101~200번 문항이 2구간, 201~300번 문항이 3구간… 701~775번 문항이 8구간이다. 각 구간의 답변은 11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다음과 같다. 1. 종합 2. 청년·대학 3. 지역·균형발전·해양 4. 경제·일자리·부동산 5. 젠더 6. 통일·외교·군사 7. 정치·사회·제도 8. 복지·의료 9. 교육·문화 10. 기타 11. 잘 모름·무응답. 다만, 이 분류는 일정한 경향을 보여주는 근사치일 뿐이지 아주 정밀하지는 않다. 주관식 문항 특성상 정확히 세밀하게 분류하기 힘든 답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달라

각 구간에서 먼저 주목한 곳은 1번 항목인 ‘종합’ 성격의 답변이었다. 여러 분야를 아우르거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건실한 고민·사유를 보여주는 답변이 여기 많았다. “현재 대한민국은 한 번의 실수로 영원히 일어설 수 없도록 만들고 있으며, 그 결과 공무원과 공기업에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국제사회는 창의력과 실험정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제도를 구축해야 하며….”(1구간 응답자 답변 사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일하기를 원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방향의 공약을 내세울 것 같습니다.”(2구간)

“청년이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3구간) “국민연금 개혁, 다문화 국가로 돌입하는 시점의 융화 정책,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대책 및 기업 양성.”(4구간) “국어사전에서 정치를 찾아보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정치가 돈을 벌려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저는 온 국민을 사랑하는 정책을 펼칠 것 같습니다.”(7구간)

지금의 대학생을 지난날의 감각과 잣대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좌일 것이다, 우일 것이다’ 하고 예단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답변도 ‘종합’ 항목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불합리한 기업규제 폐지, 노조의 정당한 노조 활동 외 정치적 행동 등 법적으로 금지, 국회의원·공무원 감축, 무차별적 지원금 금지, 취약계층 선별복지, 대북조치 강화, 핵무기 배치, 촉법소년에 해당하더라도 처벌 강화….”(6구간) 등이다.

■‘젠더’에서 충돌 양상

각 구간을 구성하는 11개 항목 가운데 답변 양이 많은 분야와 적은 분야를 살펴보니 경향성이 선명했다. ‘2. 청년·대학. 4. 경제·일자리·부동산. 7. 정치·사회·제도’ 분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장 양이 많았다. ‘3. 지역·균형발전·해양. 5. 젠더(性)’의 비중이 만만치 않은 반면 ‘9. 교육·문화(특히 문화)’ 부문은 미미했다.

‘5. 젠더’ 항목의 주관식 답변 양상은 우리 사회 젊은 대학생층의 인식·담론을 둘러싼 현황을 보여준다. 예컨대 3구간의 젠더 관련 답변을 분석해 보니, 젠더에 관한 언급이 11개였는데 5개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명기했다. ‘군인 월급 대폭 인상’ ‘군 가산점제 부활’이 1개씩 있었다. 나머지 4개는 ‘현재 청년을 갈라치기 하는 성별 문제를 종식할 공약’ ‘젠더 갈등이 일어나지 않고 모두가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공약’ ‘여성정책, 사회 불평등 해소. 1인 가구 지원 확충’ ‘여성지원사업 확충’이었다.

2구간을 살폈더니, 전체 100개 답변 가운데 젠더 항목에 관한 응답이 7개 있었다. 5건이’‘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다. ‘여가부 폐지 및 남녀갈등 완화’ 같은 표현도 있었다. ‘남녀 갈등 완화’와 ‘여가부 폐지’를 한 쌍으로 묶는 시각인 것이다. 나머지 2개는 각각 ‘페미 해산’ ‘양성징병제’였다. 이 영역에서는 충돌이 일어나고 있었다.

■굿바이 기성세대 고정관념

11개 항목 가운데 ‘2. 청년·대학’은 아주 많은 답변이 몰린 영역이었다. 부산의 대학생이 현재 생활에서 그만큼 절박함을 느끼고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며 동시에 이를 국가·사회가 나서야 할 ‘청년문제’로 분명하게 인식한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청년을 위한 전투적인 일자리 제공”(4구간)이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딱 “주거비·교육비 지원”(4구간)을 공약으로 낸 답변 등 한결같이 절실했다.

‘지역·균형발전·해양’에 관한 응답 또한 분량과 내용에서 의미 있었다. 부산 지역 대학생이 대체로 ‘나는 부산 사람, 부산의 대학생’이라는 자의식을 갖고 있으며 수도권 집중 탓에 지역사회가 큰 위기에 처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한다고 분석할 수 있었다. 예컨대 다음과 같다. “부산의 해양수산 발전 정책”(1구간) “정부 부산청사 건립, 부산-마산 광역전철 예타 면제,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외국계 기업 부울경 유치”(2구간)“지방·지역 일자리 늘리기 공약을 할 것 같습니다.”(3구간) “롯데타워 즉각 시행”(4구간) “수도 이전”(5구간) “해양정책, 해양경제, 해양문화”(6구간) “대기업 공기업 등의 지역 이전 지원사업”(7구간) “메가시티 적극 지원”(8구간)

대통령 선거 인식 조사의 주관식 문항을 분석해 보니, 기성세대 고정 관념으로 부산 MZ 세대, 특히 대학생의 표심이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예전의 좌·우 프레임으로는 이들을 가둘 수 없다. 실리를 중시하고 대립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좋은 방향에 관해 사유하고 고민하는 모습 또한 이들에게서 볼 수 있었다.


공동취재=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동아대학보 박주현 박서현 박혜정, 부경대신문 최희수 문영은 강혜원, 부산가톨릭대학교신문 안수민 이용석, 한국해양대신문 장영경 김채빈 최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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