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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부산 MZ세대 속마음 <2> 공약을 보는 대학생의 시선

“청년 공약 불충분” 63.4%…실효성·양적 부족 이유 꼽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배지열 기자
  •  |   입력 : 2022-02-15 19:57:10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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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주거 정책 등 결핍 여전
- 취업대책도 고통 달래기 그쳐”

- “지역공약 충분” 과반 살짝 넘겨
- 균형발전정책 실효성엔 “글쎄”
- 메가시티 광역교통망 기대감도

- ‘가장 시급한 정책분야’ 물으니
- 대기업 유치·산업구조 전환 등
- ‘일자리·경제 최우선’ 응답 46%

공약(公約)의 사전적 정의는 ‘선거 때 입후보자가 국민에게 행하는 공적인 약속’이다. 공적으로 약속하는 만큼 실천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따르지만 현실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 큰 선거를 잇달아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후보 때 내세우는 거창한 공약이 자칫하면 ‘빌 공’을 쓴 공약(空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걸 체득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실망감에도 공약은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표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받는 2030세대가 바라보고 느낀 공약은 어떨까. 그들은 아직 배고프다. 국제신문은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부산대언넷)와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부산 지역 12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7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대통령선거 부산지역 대학생 인식 조사’를 진행해 이를 분석했다.

■ 영 눈에 안 차는 ‘청년 공약’

조사에 응한 이들은 ‘현재 후보들이 제시한 청년 관련 공약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491명(63.4%)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211명, 43%)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양적으로 부족하다’(128명, 26.1%) ‘실현가능성이 부족하다’(124명, 25.3%명)가 뒤를 이었다. 세 가지가 모두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부경대 학생 나우석(융합디스플레이공학과) 씨는 “후보들이 지금의 2030세대가 겪는 상황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청년 공약을 봐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것이 많다. 졸업한 뒤 이미 자리 잡은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은 꽤 있는 것 같은데, 치열한 경쟁과 복합적인 고충에 노출된 대학생을 위한 정책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고 짚었다.

청년 의제 공약 중 분야별 선호 공약을 2개까지 골라 달라는 질문에는 주거 분야(405개)를 가장 많이 택했다. 대학생이 되면서 집에서 나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취업에 성공해도 집을 못 구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불안감이 강하게 반영됐다. 신라대 재학생 A 씨는 “성인이 되면 독립을 생각하고, 일차적인 문제가 주거를 마련하는 건데 대부분 지원책이 다인 가족이나 가구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청년이 사각지대로 내몰린다. 주거를 해결하기가 계속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자리 분야(283개)와 복지 분야(232개)가 뒤를 이었다. 동아대에 다니는 이주형(글로벌비즈니스학과) 씨는 “청년이 선호하는 기업이 강제로 지역에 생산라인을 만들거나 부서를 옮기도록 하는 방법 대신, 세금 감면이나 지원금을 주는 등 혜택으로 기업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년 공약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관련 공약을 만드는 주체(정치권)와 대상(청년)이 달라 따로 노는 느낌도 있고, 공약의 기대효과가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공감이 덜 된다는 것이다. 부경대 재학생 B 씨는 “대부분 청년 공약은 지금 취업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고통을 달래주는 용도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도 ‘어린 나이에는 정치를 모른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청년을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번에는 될까 ‘지역 공약’

이들이 생활하는 지역과 관련한 공약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가 나왔다. 설문지에는 부산지역 숙원 사업으로 ‘가덕신공항 건설 조속 추진’과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제시했고, 지역 균형 발전과 관련해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응답자들은 ‘지역 관련 공약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98명(51.4%)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377명 중 가장 많은 149명(39.5%)이 청년 공약과 마찬가지로 ‘정책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동아대 배용준(정치외교학과) 씨는 “부산에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집값이 안정되기 바란다. 그런데 여러 대외활동을 경험하면서 비슷한 제안을 하면 돌아오는 답변이 ‘이미 해봤다’ ‘예산 문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안 된다’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실제 부산지역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미 고착화한 지역 불균형 문제가 이들에게는 현실적이고도 중대한 문제다. 공공기관을 옮겨오고 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인프라와 인구 탓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해양대 채정원(항해융합학부) 씨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광역교통망 확충은 꼭 필요하다. 수도권으로 떠나려는 청년을 지역에 모이게 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 발전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큰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부산대 재학생 백민수(예술문화영상학과) 씨는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된 ‘기울어진 배’라서 인구 집중, 집값 상승, 고령화, 지방소멸 등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며 “메가시티가 출범하고 가덕신공항과 신항만을 활용한 산업이 발전한다면 일자리가 생기고 신산업이 육성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 등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제시했다.

■ 부산과 청년 발전 위해

응답자 대부분이 부산에서 생활하는 대학생인 만큼 지역 발전 공약에 관심이 높았다. ‘부산에 시급한 정책 분야’를 복수 선택하는 문항에 대기업 유치, 산업구조 전환을 포함한 ‘일자리·경제’(637개, 4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주거복지, 고용복지 확대’(464개, 33.5%)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을 앞둔 청년 관점에서 지역의 기업 부재와 일자리 부족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해결 과제로 꼽았다.

한국해양대에 다니는 류정현(해사글로벌학부) 씨는 “일자리 공약 중 대부분이 공공일자리로 채워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국가 주도로 일자리를 주선하는 형태의 정책은 한계가 명백하다. 중소기업 일자리 정책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미 있는 정책이 많은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에 재원을 더 쏟는다고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어떤 후보가 되든 지역 균형 발전에 주목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선명했다. 한국해양대 재학생 김유대(해운경영학부) 씨는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지는 상징성이나 인구 문제 등도 잘 들여다봐야 할 요소지만, 도시 소득 자체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지 않은가. 모든 후보가 ‘부울경 메가시티’를 골자로 한 공약과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생활권 단축과 물류 인프라 확대를 공통으로 내놨는데, 이런 공약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지역사회가 단단히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취재=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지역위원회(동아대학보 박주현 박서현 박혜정, 부경대신문 최희수 문영은 강혜원, 부산가톨릭대학교신문 안수민 이용석, 한국해양대신문 장영경 김채빈 최은빈 기자)

※ 부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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